가능성은 열어놔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정몽준 한나라당 전 대표는 17일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 경영권의 자식 승계 여부에 대해 “본인(아들)의 생각을 알아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정 전 대표는 이날 저녁 MBC라디오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에 출연해 현대중공업을 아들에게 물려줄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여러가지 객관적인 여건과 본인의 생각 등이 다 중요하다”며 첫째 아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그렇게 하길 원하는 지를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다음 그렇게 하는 것이 기업에 도움이 되는지, 그런(회사 경영) 능력이 있는지 이런 것들을 다 생각해 봐야 되겠다”고 덧붙였다.
3세 경영체제를 전혀 준비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아이들이 능력이 있으면 할아버지가 만든 회사에서 일을 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생각은 한다”면서도 “다른 기업인처럼 아버지가 아들을 위해 무지막지하게 (경영권 승계를) 해야 하는데 그런 걸 못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다만 할아버지가 만든 회사에서 일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정 전 대표는 “그럴 수도 있고, 또 일을 할 수도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 놨다.
정 전 대표는 슬하에 2남 2녀를 두고 있는데, 맏아들 정기선씨는 대일외고, 연세대를 졸업하고 ROTC로 병역 의무를 마친 뒤 국내 한 언론사와 외국계 금융회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에서 일하다가 지난 2009년 미국 스탠퍼드대 MBA에 입학했으며, 올 상반기 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정 씨는 현대중공업 직원명단에 대리 직함으로 올라 있으나 출근을 안하고 있으며, 지난 6월 23일 서울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아산사회복지재단 창립 43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도 ‘회사(현대중공업)에 들어갈 것이냐’는 질문에 “(당분간) 그럴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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