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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vs 2011년, 소비는 어떻게 달라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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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의 속성은 첨단 산업의 기술적인 성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의 등장은 사람들의 의식과 생활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치기 마련이다.


쉽게 인터넷의 등장을 떠올려보자. 인터넷의 등장을 전후로 삶의 영역은 온·오프라인을 넘나들고 있다. 이제 사람들은 안방에서 쇼핑을 하고, 영화를 보며, SNS서비스를 이용해 친구들을 만난다.

인터넷은 단지 더 빠르고 편안하게 정보를 검색하고 소식을 듣는 매체의 역할을 넘어, 사회의 변화와 흐름을 선도하는 지배적인 커뮤니케이션 매체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인터넷의 등장이 이렇게 개개인의 삶과 가치관을 빠르게 변화시킨 것처럼, 스마트폰 역시 짧은 기간 대중들의 이동전화의 이용실태를 변화시켰다. 이렇게 모든 영역에서 현대사회의 가치관과 사람들의 인식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최근 시장조사 전문기관 트렌드모니터(trendmonitor.co.kr)는 만 13~59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Consumer Trend Research 조사를 실시했다. 2001년 실시했었던 같은 조사의 결과와 함께, 지난 10년 간 우리사회의 가치관에 어떤 변화의 흐름이 있었는지 짚어보는 시간을 가져봤다.


◆2011년 한국경제, “살림살이 좀 나아졌습니까?”


1990년대 후반, 한국사회를 뒤흔들었던 IMF사태는 단순한 경제적 쇼크에 그치지 않았다. 그것은 부실한 기초 공사 위에 세워진 건물마냥, 위험천만했던 한국 경제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바라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듯이,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고도의 경제성장 뒤에는 ‘부실’이라는 어두움이 자리잡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한국 경제는 IMF체제를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과 함께 21세기를 맞이했다. 어느덧 21세기의 첫 10년을 보낸 지금 한국 경제는 과연 장밋빛으로 가득하다고 할 수 있을까?


2002년에 유행하였던 “살림살이 좀 나아졌습니까?”라는 어느 대선 주자의 연설은 국내 서민 경제의 어려운 상황을 잘 보여주는 촌철살인과 같은 말이라고 할 수 있다.


2011년 현재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와 부동산, 유가의 인상은 IMF이전부터 지적되어온 한국 경제의 오랜 아킬레스건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카드사의 고객유치 경쟁 과열로 인해 신용카드 소비가 사상 최대치에 다다르고 있다는 소식도 들여온다. 2002년 카드대란 사태의 재현이 우려되는 상황인 것이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더욱 심해져, 부의 세습과 가난의 대물림은 마치 보편적인 사회의 속성인듯한 착각마저 일으키게 만들고 있다.


한편, 지엽적이고 국가적으로 한정되던 경제 위기는 이제 전세계적인 문제로 격상됐다. 2007년 이후 미국과 유럽에서 연이어 터져 나온 세계금융위기의 여파로 전세계가 휘청거린 것만 봐도 경제불황이 전세계 공통의 고민거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구 반대편의 경제 위기가 국내 농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시대가 찾아 온 것이다.


또 중동의 연이은 내전으로 인한 불안정한 유가가격도 점차 더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가뜩이나 주변 국가의 경제적 흐름에 영향을 받는 국내 경제의 특성을 고려하면, 내수시장의 활성화를 통해 외부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고민이 시급하다. 국가 경제의 기초 체력강화가 절실한 것이다.


◆경제지표는 ‘맑음’, 서민 생활은 ‘흐림’


2007년 사상 처음으로 2만 불을 넘어 섰던 국민소득은 세계금융위기의 여파와 함께 급감했었다. 그러나 좀처럼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일부 지적에도 불구하고, 2011년 다시 국민 소득은 2만불 시대를 맞이했다.


경제위기의 근원지인 미국과 유럽의 어려움으로 인한 상대적인 반등효과라고만 보기에는 최근의 경기 지표는 맑음 그 이상이다. 코스피 지수 역시 어느새 2100고지를 돌파한지 오래이며, 경기동행지수와 경기선행지수 역시 반등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국가경제지표의 상승세와 달리 실제 서민 생활은 잔뜩 흐림 일색이다. 역시 한없이 치솟는 물가상승이 가장 큰 원인이 될 것이다. 농산물이나 유제품, 가공식품의 인상에 서민들의 지갑은 얇아지고 있다. “월급만 빼고 다 오르는 것 같다”는 직장인들의 푸념이 점점 더 커지는 것이 2011년의 한국 경제의 단면이다.


트렌드모니터 조사 결과, 국내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부정적이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우리나라 경제사정이 좋아질 것이라고 바라보는 시각은 29.1%에 불과했다. IMF의 터널을 막 빠져 나왔던 2001년 조사(45.1%)보다 긍정적인 예상이 더 감소한 것이다. 그만큼 서민들이 체감하는 경제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소비자들은 국가 경제뿐 아니라 가정 경제 역시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우리집의 생활이 더 나아질 것으로 보는 응답자도 절반이 채 되지 않는 48.2%에 머물렀는데, 2001년(54.9%)보다 소폭 감소한 결과이다. 30대(54.5%), 40대(50.7%)보다 10대(39.3%), 20대(49.8%) 젊은 연령층의 응답이 낮은 것이 특징이다. 작년과 비교해 우리집 생활이 더 나아졌다는 응답도 28.1%에 불과했다.


◆안전성보다는 수익과 이율, 부동산보다는 주식 선호 늘어나고 있어


2001년과 비교해서 눈에 띄는 하나의 특징은 보다 공격적인 투자성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금융위기도 소비자들의 이런 속성을 간파한 고위험성 파생상품과 해지펀드가 주 원인이 되었었다.


그만큼 위험하더라도 좀 더 많은 수익을 볼 수 있는 금융상품을 선호하는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 어차피 한 푼 두 푼 모아서는 내 집 마련 같은 꿈을 꾸기 힘들다 보니, 적극적으로 수익성 높은 투자처를 찾겠다는 생각이 커진 것이다.


이런 변화는 이번 조사에서도 잘 나타났다. 돈을 투자한다면 안전성보다는 수익이 높은 쪽에 투자하겠다는 의견이 전체 41.3%에 이른 것이다. 2001년(30%)보다 큰 폭으로 상승한 결과이다. 월급쟁이로의 신분으로는 좀처럼 목돈을 마련하기 힘든 현실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 은행에 돈을 투자할 때 이율이 높은 은행에 투자하겠다는 응답(46.3%← 2001년 37.7%)이 늘어났다. 저축은행 등 제 2 금융을 찾는 발걸음이 많아지는 이유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돈에 여유가 있다면 부동산보다는 주식에 투자하겠다는 응답도 33.1%로, 2001년(25.9%)보다 증가했다.


악화되는 부동산 시장과 달리 코스피의 상승세가 눈에 띄었던 것도 큰 이유겠지만, 결국은 좀 더 빠르고 많은 수익을 얻겠다는 ‘대박 심리’가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 심화되는 ‘부익부 빈익빈’


국내 경제의 양극화 현상이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그 정도는 더욱 심해지고 있다. 최근 저축은행 도산으로 상류층의 도덕적 해이가 드러난 가운데, 서민들은 그 피해를 고스란히 입은 것도 하나의 예라고 할 수 있다.


사실 당장의 먹고 살 걱정이 우선인 서민들에게 재테크나 투자는 사치에 가깝다. 그저 하루 자고 일어나면 오르는 물가가 더 걱정이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가계지출 중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하는 엥겔계수가 사상 최고치에 이르렀다는 것은 서민 경제가 악화일로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조사에 참여한 패널(panel.co.kr)의 85%는 우리나라의 경제적 불평등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2001년(80.4%)보다 더 상승했으며, 남녀 노소 가리지 않고 높은 응답을 보였다.


지금 현재 처해있는 경제현실이 전반적으로 불만족스럽다는 의견도 65.5%에 이르렀다. 3명 중 2명은 국내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것이다.


또 현재 수입으로 가족 모두가 생활하기에 충분하다는 응답 역시 26.3%에 그쳤다. 서민 대다수가 현재보다 더 많은 경제적 수입이 있어야만 충분히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부자들은 끊임없이 더 가지려고 하고, 서민들은 항상 배고픔을 걱정해야 하는 ‘경제 불평등’이야말로 2011년 한국 사회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고민일 것이다.


한편, 이번 조사는 특정 기업의 의뢰 없이 트렌드모니터(trendmonitor.co.kr) 자체 기획 및 자체 비용으로 진행됐다.




조강욱 기자 jomarok@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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