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부위별 환경조건에 맞춰 도장 작업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선박은 바다 위를 항해하는 철 구조물이다.
이러다 보니 선체를 이루는 각 부위가 받는 환경 조건은 극명하게 대비된다. 장기 해수 침적 조건에서 해양 생물의 공격을 받는 ‘수선 하부’와 강한 파도와 싸우게 되는 ‘수선부’ 및 ‘수선 상부’, 따가운 햇살을 견뎌내야 하는 ‘노출 갑판’, 고온으로 유지되는 ‘연료저장 탱크부’, 음용수를 저장하기 위해 인체에 무해한 도료가 적용되는 ‘청수 탱크(식수 탱크)부’, 선박의 다양한 화물 운송에 적합하게 설계되는 ‘화물창’, 선원들이 일상적인 생활을 하는 ‘거주구’ 등 선박의 환경조건은 매우 다양하다.
따라서 이러한 조건을 만족시키는 선박용 도료를 사용해야 한다.
![[배 이야기] 부위에 맞는 ‘기능성 화장품’ 써야](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11081411415101817_1.jpg)
◆거주구 실내(Accommodation inside)= 선박을 운항하는 선원들이 생활하는 생활 공간이기에 무엇보다도 안전이 요구되는 곳이다. 인체에 무해한 성분을 함유해서는 안되며, 화재등의 사고시 불이 확산되거나 유독한 연무를 발생시키는 특성이 없다는 것을 인증하는 제3기관의 인증서가 기본적으로 요구된다.
◆청수·식수탱크(Fresh Water, Drinking water tank)= 선원들의 식수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 필요한 모든 생활용수를 저장하는 탱크다. 국제 공인 기관의 까다로운 시험을 통해 인체 무해성이 입증된 인증서가 기본적으로 요구된다. 또한 사람이 느낄 수 있는 미세한 화학적 특성도 나타나서는 안 된다. 현재 사람의 미각과 후각을 자극할 수 있는 유기나 용제를 전혀 쓰지 않는 무용제형 에폭시 제품이 표준 도료로 적용되고 있다.
◆거주구(Deck House)= 거주구 부위는 선박의 운항과 관련된 조타실 및 선원들이 일상생활을 하는 공간으로 구성된다. 즉, 조타실, 회의실, 식당. 침실, 휴게실, 수영장, 운동실 등 많은 생활공간들로 구성되며, 모든 선박에 밝은 흰색으로 마감된다. 노출 갑판 부위와 같이 해양 환경에 노출되는 부위로 강한 내후성은 기본이며, 미려한 색상과 높은 광택 물성이 추가로 요구된다.
◆밸러스트 탱크(Water ballast tank)= 선박이 안정적으로 균형을 잡고 프로펠러 동력원을 이용해 움직이기 위해서는 해수에 일정 수준이 잠겨 있어야만 한다. 이렇게 배의 상태를 유지해 주기 위해 해수의 무게를 이용해 배의 균형을 잡는데, 이로 인해 밸러스트 탱크 부위는 항상 해수에 잠겨 있어야 하므로 가장 우수한 방청성이 요구된다. 최근 선박의 안전 및 수명 연장을 위해 국제해사기구(IMO)에서 선체 보호 도장 규정(PSPC Rule)을 적용해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 부위이기도 하다.
◆화물선 화물창(Cargo hold)= 화물창에는 곡물류에서부터 석탄까지 다양한 화물이 실리게 된다. 특히 석탄 같은 단단한 화물은 도막을 손실시킬 수 있으며, 화학제품의 경우 특별한 내화학 물성이 요구되는 경우도 있다. 우수한 방청성, 내화학성, 내충격성, 내마모성, 인체 무해성 등 다양한 도료 물성이 요구된다. 따라서 각 선형별 적정 화물에 맞는 적합한 제품을 달리 적용하고 있다.
◆수선 상부·노출갑판(Topside, Exposed Deck)= 뜨거운 햇볕과 강한 비, 바람에 노출되는 부위로 부식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특히, 강렬한 자외선에 의한 변색 등이 예상되는 부위이기 때문에 강한 내후물성이 요구되며, 운항 중에 받는 물리적인 충격에 대해 견딤성이 좋아야 하는 부위다. 기본적으로 방청성, 내마모성, 내해수성이 두루 요구되며, 특히 색상 및 광택 보유력이 가장 중요한 물성으로 요구된다.
◆수선하부(Side bottom)= 장기간 해수에 잠겨 있으며, 빙벽, 방현물(Fender, 부두에 배를 댈 때 닿는 부분) 등에 의해 자주 접촉되기 때문에 손상이 심하다. 또한 따개비 등의 해양생물과 해조류가 들러붙는 부분이기도 하다. 따라서 우수한 방청성 및 내해수성, 내마모성, 내충격성을 비롯해 60개월 이상의 효과적인 방오 기능이 있는 도료가 적용된다.
<자료: KCC·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STX조선해양·한진중공업·성동조선해양>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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