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난항을 겪던 낙농가와 유업체 간의 원유가격 인상 협상이 끝내 결렬됐다. 이에 따라 위기감이 고조됐지만 낙농가 측에서 이날 오후부터 원유 공급을 재개한다고 결정해 '우유대란'의 파국은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낙농가와 유업체 측은 11일 오후 2시부터 이날 오후 2시까지 24시간 동안 정회와 재개를 반복하며 마라톤 협상을 벌였으나 원유가격 인상폭에 대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끝내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이날 낙농가들은 당초 제시했던 ℓ당 173원 인상 요구에서 ℓ당 145원 인상안까지 물러섰고 유업체들은 81원에서 정부가 내놓은 중재안대로 '130+α원'까지 올릴 수 있다고 양보했다. 정부는 ℓ당 130원 인상에 체세포 2등급 원유에 대한 인센티브 가격 상향조정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양측은 더 이상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고 인상된 원유가격 적용 시기에 대해서도 평행선을 달리면서 더이상 합의가 어렵다고 판단, 오후 1시50분께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협상 결렬에 따라 '우유대란'의 위기감이 커지자 낙농가들의 모임인 낙농육우협회는 3일간 진행해온 원유 공급중단을 해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승호 낙농육우협회 회장은 최종 협상이 결렬된 후 기자회견을 갖고 "소비자 피해와 낙농가 피해를 막기 위해 납유 거부를 이 시각부터 해제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회장은 "서울우유가 납품농가와 개별적인 합의를 통해 원유 공급에 대해 합의한 것처럼 향후 원유납품가 협상은 개별 유업체와 직접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의 희생은 물론, 낙농업계와 유업계 모두 공멸할 수 있는 위기까지 발생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됐다.
현재 상당수 농가들은 협상이 완료될 시 소급 적용해달라며 현재 유업체에 원유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까지 공장 가동을 멈췄던 매일유업에는 현재 50% 이상의 원유가 공급돼 생산라인이 재개됐다.
서울우유도 소속 조합원들과 원유값 인상 폭에 대해 합의해 원유를 공급받고 있다. 서울우유는 지난 1일부터 11일까지 공급받은 원유에 대해 ℓ당 160원을 인상해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12일부터 확보한 원유에 관해서는 현재 낙농가들의 모임인 낙농육우협회와 유업체 간에 진행되는 협상이 타결되는 가격을 소급 적용할 방침이다.
한편, 낙농진흥회는 12일 원유 가격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오후 6시 임시 이사회를 소집하고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원유가격 인상 폭과 시기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낙농육우협회 측이 이사회를 무력을 사용해서라도 무산시킨다는 방침이어서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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