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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YS 대선자금 3000억 지원"..YS측 "왜 이 시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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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노태우 전 대통령이 1992년 대통령선거에서 당시 김영삼(YS) 민주당 후보측에 3000억원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노태우 회고록'을 9일 출간했다.


노 전 대통령은 1995년 기자회견을 통해 5000억원에 이르는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을 공개하면서도 여당 대선자금 지원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켜왔다.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은 대선 패배 직후 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20억원을 건네받았다고 밝혔지만 YS는 침묵을 지켜왔다.

노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김영삼 총재는 1992년 5월 민자당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뒤 나에게 '(대선에서) 적어도 4000억~5000억원은 들지 않겠습니까'라고 했다"며 "금진호 전 상공부 장관과 이원조 의원을 김 총재에게 소개시켜주고 이들을 통해 2000억원을, 그 뒤에 대선 막판에 김 후보측의 긴급 지원 요청에 따라 직접 1000억원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대선 막바지에는 김 총재로부터 자금이 모자란다는 SOS를 받고 금 전 장관을 통해 한 번에 1000억원을 보내줬다"며 "김 총재는 한밤중에 전화를 걸어 '이제 살았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했다"고 털어놨다.

현직 대통령이 기업으로부터 정치자금을 조성하게 된 배경도 공개했다. 그는 "내 재임 시까지 여당 정치자금 대부분은 대기업들로부터 충당해왔다"면서 "5ㆍ6공화국 시절 정치자금 창구는 청와대로 단일화 돼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5공화국 시절 민정당 대표로 있을 때 당 운영비는 사무총장이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수령해서 집행했다"며 "내가 국정을 책임진 후에도 이런 관례를 그대로 유지했다"고 밝혔다.


기업들로부터 이른바 '돈 봉투'를 직접 받는 것은 스스로도 회의적이었지만 받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공개했다. 그는 "서울올림픽(1988년) 이후 기업인들 면담 신청이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면담이 끝날 때쯤 그들은 '통치 자금에 써달라'며 봉투를 내놓곤 했고 기업인이 자리를 뜨면 바로 이현우 경호실장을 불러서 봉투를 넘겨줬다"며 "대통령이 되기 전까지 '이런 일들이 필요한가'하고 회의를 느낀 적이 있었지만 취임하고 보니 살펴야 할 곳이 너무 많았다"고 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측 관계자는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아직 확인 중이고 말할 단계는 아니다"면서도 "진위여부를 떠나서 왜 이 시점에서 공개하는지 좀 자연스럽지 못하다"고 말했다.




김달중 기자 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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