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약가인하 정책]다국적사 가격횡포 막을 안전판이 없다

시계아이콘02분 59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약값인하 쟁점은 무엇인가

제약 산업은 국민의 건강을 담보로 하는 사업이다. 때문에 농업의 ‘식량주권’이라는 말을 본 따서 제약업을 ‘제약주권’이라고도 한다. 때문에 당장의 이익보다는 긴 안목으로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보험약가 추가인하는 단기간으로는 국민들에게 저렴한 투약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소비자 입장으로서는 별로 나쁘지 않은 결과다. 하지만 이 제도로 다른 서비스를 제한 받기도 한다. 현재 의보제도 때문에 외국에서는 사용하지만 국내에서는 처방을 받을 수 없는 신약 또는 오리지널 약품이 30%가 넘는다는 주장이다.

국내에서 처방을 받는 의약품이 되기 위해서는 보건 당국이 정하는 수가를 판정받아야 한다. 하지만 글로벌 제약사에서 개발한 신약이나 일부 오리지널 약품들은 너무 낮게 책정된 수가 때문에 국내에서 팔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보다 고품질의 의약품을 처방 받고자 하는 소비자의 요구는 애초부터 단절되는 것이다.


[약가인하 정책]다국적사 가격횡포 막을 안전판이 없다 정부가 추진하는 보험약가 추가인하는 단기간으로는 국민들에게 저렴한 투약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병원을 찾은 환자가 진료 후 처방전을 받고 있다(사진=이코노믹리뷰 안영준 기자).
AD

값비싼 수입약 국민에 되레 피해


글로벌 제약사가 마진이 없기 때문에 못 들어오는 시장을 위해 국내 제약사가 신약 개발에 투자하기를 바란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못하다. 국내 시장에서 위축된 신약 개발 투자는 국내 제약 산업의 기형적인 발전을 요구한다. 보통 1조~2조원대의 투자비를 들여야 하는 신약 개발은 요원해지는 것이다.


또한 이런 문제는 ‘제약주권’을 위협하는 결과를 낳는다. 단기간 혜택을 위해 관련 산업의 발전을 저해한다면 글로벌 제약사에게 안방을 내 줄 우려도 있다. 마진이 없는 약값으로 건전한 국내 제약사가 타격을 입으면 결국 글로벌 제약사들의 약을 받아써야 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비싼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글로벌 제약사의 약을 쓸 수밖에 없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


실례로 업계에서는 대만이나 싱가포르의 사례를 많이 들고 있다. 가까운 아세안(ASEAN) 국가들의 다국적 제약사와 국내 제약사의 시장 점유율을 비교해 보면 이런 우려가 현실이 될 수도 있음을 알 수 있다.


전체 아세안 시장 중 다국적 제약사의 시장 점유율은 2007년도 기준 64.3%로 국내 제약회사의 시장 점유율 35.7%에 비해 거의 두 배에 가깝다. 특히 말레이시아는 89%, 싱가포르는 97%를 다국적 제약회사가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의약품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다국적 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높은 것은 일찍이 시장 개방에 따른 외국 회사의 진출로 조기에 시장에 정착할 수 있었고, 이에 반해 국내 기업은 신약 개발 등 R&D 활동이 매우 미약해 상대적인 경쟁력이 뒤처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인도네시아는 국내 제약회사의 시장 점유율이 66%로 다른 나라와 정반대의 비율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정부의 국내 기업 육성과 가격이 저렴한 제네릭 의약품 사용 권장 정책에 따른 것으로, 국내 기업이 성장 할 수 있었다.


필리핀, 태국 등 다른 나라들도 최근 저소득층의 의료 혜택과 의약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하거나 일부 의약품의 특허 만료 전 제네릭 도입 허가 등 여러 가지 보건 정책을 정부가 채택하고 있어, 국내 제약회사의 시장 점유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다국적 제약회사들은 영업 마케팅 활동에 윤리 규정을 강화하고 있는 반면, 국내 기업들은 다양한 판촉 활동으로 시장 점유율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아세안 모든 나라에서 보험 재정의 압박으로 약가 및 의료 보험 급여에 대한 억제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싱가포르 공공병원의 경우 정부에서 공동 구매 정책을 실시해 약품의 구입 가격을 낮추려고 하며, 제네릭 의약품의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이러한 제네릭 의약품의 처방 권장 또는 의무 제도가 인도네시아, 필리핀에서도 강력하게 실시되고 있다. 또한 태국의 경우, 처방할 수 있는 필수 의약품 리스트 제도를 실시하여 국·공립 병원의 경우 이들 의약품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한편 국민의 건강을 담보로 하는 산업이기 때문에 정책의 일관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제약 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비즈니스 실현이 긴 산업이다. 일반적으로 한 가지 신약 개발에 15~20년이 소요된다. 때문에 중간에 정책이 오락가락하면 기업은 투자를 할 수가 없다.


최근 삼성 등 대기업들이 잇따라 BT사업에 뛰어들고 있고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제약업계 전반적으로 투자가 늘어나면서 산업 강화라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을 보면 모처럼 찾아온 기회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하게 만든다.



말뿐인 세계적 제네릭기업 육성


보건복지부는 2011년 3월 ‘의약품 분야 FTA 협상결과 및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하면서, 단기목표(2011년~2012년)를 ‘개량신약에 기반을 둔 세계적 수준의 제네릭 기업 육성’으로 삼고 이를 위해 제약기업의 기술개발 및 해외수출 지원을 약속했다.


그러나 제약기업의 이익 창출과 직결되는 약가가 인하된다면, R&D투자보다 생존에 급급할 수밖에 없으므로 개량신약 및 신약 개발의 길이 막히는 결과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개량신약에 기반을 둔 세계적 수준의 제네릭기업’을 주문하는 것은 이율배반이라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부정적 산업 구조조정에 따른 산업 퇴보와 신약 개발 역량 상실도 걱정이다. 보건복지부는 FTA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국내제도 선진화 및 시장개방에 적응하는 제약 산업 체질 개선을 목표로 유연한 구조조정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었다.


그러나 의약품의 채산성이 기업에 따라, 품목마다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을 무시하고 획일적인 약가인하를 통해 제약기업을 극한 상황으로 몰아가는 방식의 구조조정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약가인하 정책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다국적 제약기업과 달리 국내 제약기업은 회복하기 힘든 타격을 받게 된다. 이로 인해 그동안 축적한 R&D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야심차게 진행 중인 R&D 프로젝트 역시 이어나가지 못해 신약개발 선진국의 문턱에서 결국 퇴보의 길을 걷게 될 것이 우려된다.


국내 대형 제약업체 마케팅 임원은 “제약 산업은 대표적인 FDA 피해 업종 중 하나이다. 정부가 FDA로 인한 산업 피해를 최소화 하려면 가장 먼저 실현 가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 실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래야 제약기업이 정부를 믿고 정부의 정책방향에 맞춰 경영전략을 세우고 투자에 나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코노믹 리뷰 한상오 hanso110@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