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사업 중단, 현대상선 지분문제 등 그룹 악재 여전
현정은 회장, 창우동 선영서 대북사업 재개 각오 다질 듯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3년째 중단된 대북사업, 현대건설 인수실패 등 시련의 시기를 이어가고 있는 현대그룹이 4일 고(故) 정몽헌 전 회장의 8주기를 맞는다.
3일 현대그룹에 따르면 현정은 회장은 4일 오전 사장단 및 그룹 임직원들과 함께 경기도 하남시 창우리 선영을 찾아 참배할 예정이다.
2009년까지는 창우리 선영 참배 후 금강산 온정각에 있는 정 회장의 추모비를 찾았으나 올해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방북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장경작 현대아산 사장을 비롯한 현대아산 임직원 11명이 금강산을 방문해 추모식을 가진다.
현 회장을 비롯한 그룹 임직원들을 이날 추모행사를 기점으로 3년째 답보상태에 있는 대북사업 재개에 대한 의지를 다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현 회장은 정 회장의 기일뿐 아니라 현대건설 인수 등 중대한 사안이 있을 때마다 선영을 찾아 각오를 드러내곤 했다.
정 회장이 세상을 뜬 지 만 8년이 됐으나 현대그룹은 안팎으로 불어 닥치는 악재로 어려움을 지속하고 있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그룹의 대북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현대아산은 지난 2008년 7월 한국 관광객 피살 이후 남북 관계가 악화되며 3년째 금강산 관광을 중단한 상태다.
앞서 2009년 현 회장의 방북으로 사업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기도 했으나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도발 등이 잇따라 발생하며 재개 여부는 불투명해졌다. 게다가 북한은 올 4월 현대그룹이 갖고 있는 금강산 관광사업 독점권의 효력을 취소한다고 밝히고, 이에 대한 정리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강산 사업 중단에 따른 그룹 측 부담도 점차 커지고 있다. 현대아산이 그룹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 가량이지만 정 명예회장의 유지를 받들었다는 상징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대아산은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4440억원의 매출 손실을 기록했고, 관광 중단 후 수차례 구조조정에 따른 인력감축규모도 70%에 달한다.
더욱이 사운을 걸다시피 한 현대건설 인수 실패도 그룹에 악재로 겹쳤다. 현대그룹 대신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하며 현대상선 지분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 처리 문제는 여전히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편 이날 추모식에는 고인의 맏형인 정몽구 회장 등 현대그룹을 제외한 범 현대가 인사들은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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