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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제일은행, 직원도 고객도 지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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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33일째 협상 제자리···영국 원정 투쟁단 내일 귀국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많이 지쳐있습니다. 이곳에 있는 사람들이 대단한 투쟁의지가 있다기보다는 경영진에 대한 불신이 버티는 원동력입니다. 요 며칠 새 회사 간부들로부터 협박을 받은 직원들도 많습니다."(강원도 속초 파업현장의 노조원)


"직원들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많이 지쳐있고 고객 불평도 늘고 있습니다. 노사 양측 모두 파업이 이렇게 길어질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영업점 입장을 생각하면 노조가 빨리 파업을 풀고 복귀했으면 좋겠지만 '흑이냐 백이냐'를 놓고 대립하고 있는 만큼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서울 한 지점의 간부)

파업 33일째를 맞고 있는 SC제일은행 사태가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타결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됐던 지난 20일 리차드 힐 행장과 김재율 노동조합 위원장과의 마라톤 협상이 최종 결렬된 이후 양측의 공식적인 교섭은 전면 중단된 상태다.

29일 노조에 따르면 김문호 전국금융산업노조 위원장이 리차드 힐 SC제일은행장을 만나고 있지만 별다른 진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 모두 '협상은 계속돼야한다'는 총론에는 동의하고 있지만 입장 변화는 없다.


힐 행장은 임금단체협상(임단협) 조건으로 퇴직 위로금을 주는 상설 명예퇴직제도 폐지와 후선발령제도 전 직원 확대 시행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조는 이것이 구조조정의 수순 밟기 단계라며 '수용불가'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 가운데 SC제일은행 간부와 임원들은 28일 오후 2대의 버스와 수십대의 자가용에 나눠타고 노조원들이 파업 중인 강원도 속초 설악동유스호스텔을 찾아 입구에서 노조와 마찰을 빚다 되돌아갔다.


노조 관계자는 "임원진들이 사전예고도 없이 파업현장을 찾아와 실랑이가 있었다"며 "사측이 공식적인 교섭은 중단한 상황에서 '비가 많이 오는데 직원들이 걱정된다'는 명분으로 이곳에 찾아왔다"고 말했다.


한편 스탠다드차타드(SC) 영국 본사를 찾아 지난 23일 출국한 노조원들은 30일 귀국하기로 했다. 장장환 전 SC제일은행 노조위원장 등 4명은 영국 최대 산별노조인 영국 유나이트(Unite) 노조와 협력해 현지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이들은 27일 오전(현지시각) SCB본사 앞에서 성과급제 반대를 위한 기자회견을 갖고 선전물을 배포했다.


피터샌즈 회장은 만나지 못했다. 다만 본사 인사담당 책임자인 사라 그레이스에게 국제산별노조(UNI)와 영국노총, 영국금융산별노조 명의의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피터샌즈 회장에게 전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조목인 기자 cmi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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