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미국 부채 문제로 세계 경제가 둔화할 우려는 있지만, 우리는 미국을 믿는다."
마잉주 대만 총통은 29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유럽의 부채 문제가 올해 하반기 글로벌 경제 성장을 둔화시킬 수 있다"며 "수출 의존적인 대만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근본적으로 미국 금융 상황에 대한 신뢰를 갖고 있다"며 미국이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지거나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다. 대만은 미국 국채를 중국, 일본, 영국, 브라질에 이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많이 보유하고 있다.
WSJ 인터뷰에서 마 총통은 중국과 경제 분야에서 한층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힘이 커질 수록 중국 이웃 국가들은 위협을 느낄 수 밖에 없다"며 "중국이 뭐라고 말하고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대해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마 총통은 2008년 5월 취임 후 대만 경제를 살리고, 중국과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에 서명하는 등 중국-대만 관계 개선에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대만 내 여론조사에서는 대만인 50.5%가 "마 총통이 연임에 성공한다면 중국과 평화협정에도 서명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변했을 정도다.
마 총통의 지휘 아래 양안 관계가 과거 보다 많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은 대만을 포함한 인근 국가들과 여전히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으며 대만이 미국으로부터 첨단 무기를 구입하려는 것을 훼방 놓고 있다.
마 총통은 이에 대해 "미국과 중국의 관계 변화는 대만으로 하여금 미국으로부터 무기 구매를 점점 더 힘들게 하고 있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중국은 여러 차례 미국측에 대만에 무기를 팔지 말라고 압박했는데, 미국은 오는 10월 1일까지 대만에 F-16 전투기를 판매할 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마 총통은 내년 1월 14일 치러질 대만 총통, 부총통 선거에서 연임에 도전한다. 여성 후보인 대만 야당 민진당 소속 차이잉원 주석이 마 총통의 경쟁자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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