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억!'하는 차들도 '오메 기죽어' 할 만한 초고가 차들이 화제를 낳고 있다. 경기도 하남시의 강원도민저축은행 창고에 보관돼 있던 고가 외제차 19대가 주인공이다. 대출 과정에서 담보로 잡아놓았던 것들이 마치 오랜 비밀이 풀리듯 신비롭게 대중 앞에 나타났다.
부가티 베이론, 코닉세그, 람보르기니 등 이름도 생경한 이들은 워낙 몸값이 비싸 벤츠나 BMW는 명함조차 내밀기 어렵다.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을 호가하는 슈퍼카들은 도대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독일 폭스바겐 그룹의 부가티 베이론은 세계에서 가장 비싸고 빠른 스포츠카로 유명하다. 가장 대중적인 16.4는 2003년 처음 출시됐으며 정지 상태에서 100km/h에 도달하는 '제로백'이 2.2초, 최고 속도는 415km/h에 달한다. 프랑스 알자스 지방에서 조립되며 가격은 145만~162만파운드(약 25억6600만~28억6700만원)다.
베이론 쿠페는 제로백이 2.7초, 최고속도는 400km/h를 웃돈다. 최근 속도 테스트에서는 431km/h를 찍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차'의 명성을 지켰다. 쿠페 가격은 가장 저렴한 것이 15억원을 넘는다. 얼마 전에는 쿠페 버전을 단종하는 대신 지붕을 여닫는 컨버터블 버전을 새롭게 출시했다. 컨버터블 베이론은 지붕을 열었을 때는 360km/h, 지붕을 닫았을 때는 407km/h의 최고속도를 낸다.
브랜드 부가티는 세계에서 오로지 한대 뿐인 특별한 차도 종종 만들어낸다. 최근에는 독일의 명품 도자기 업체 KPM사와 함께 '베이론 그란 스포츠 로 블랑'을 개발했다. 가격은 25억5700만원.
이탈리아 람보르기니도 몸값만큼은 둘째가라면 서러운 슈퍼카다. 지난 5월에는 차량 한 대에 177만 파운드(약 31억3450만원)나 하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스포츠카 '세스토 엘레멘토'를 선보였다. 이로써 지난 10년 간 세계 최고 스포츠카였던 부가티 베이런 16.4 스포츠버전을 제치고 당당히 세계 최고가 스포츠카에 등극했다.
세스토 엘레멘토는 탄소섬유로 만들어 무게가 999㎏에 그친다. 최고 속도는 시속 322㎞ 이상이며 제로백은 2.5초. 20대 한정 생산이지만 2007년 출시된 100만 파운드의 람보르기니 레벤톤가 1주일 만에 35대가 매진된 사례가 있었던 만큼 이번에도 순식간에 동이 날 것으로 기대된다.
코닉세그는 스웨덴 코닉세그 가문의 크리스찬 폰 코닉세그가 1994년 세운 스포츠카 전문 업체다. 지난 2005년 맥라렌 F1이 기록한 최고속도(시속 386.7Km)를 경신하면서 대중에 이름을 알렸다. 호사가들에게는 속도 부문에서 부가티 베이론의 영원한 맞수로 평가받는다.
코닉세그의 최신작 '아제라(Agera) R'은 제로백이 2.9초이며, 최고속도도 420km/h를 넘나든다. 코닉세그가 중동 왕족들에게 유독 사랑을 받는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특히 아제라 R은 출시되자마자 카타르 왕족과 오만 왕실이 앞다퉈 구매하는 등 중동 권력자들의 뜨거운 인기를 실감케 했다.
이태리 페라리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에게도 친숙한 스포츠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페라리 458 이탈리아는 F1(포뮬러원)의 황제 미하엘 슈마허가 제작에 직접 참여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제로백은 3.4초, 최고 속도는 325km/h. 국내 판매가는 3억7200만원이다.
이정일 기자 ja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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