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우리나라의 사업서비스(경영,회계,R&D,법률자문 컨설팅 등) 무역수지 개선을 위해 선진기업과의 인수합병 등 전략적 제휴가 절실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원장 이경태) 20일 '주요 서비스 무역수지의 결정요인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2009년 현재 서비스 무역수지규모(적자규모)는 33개 OECD 회원국 중 27위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서비스 교역액의 85.5%를 차지하는 운송, 여행, 지적재산권, 사업서비스 수지 중 여행서비스(25위), 사업서비스(33위), 지적재산권 수지(31위)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데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 서비스 수지 중 최대 적자부문인 사업서비스 수지는 해당산업 자체의 경쟁력에 의해 결정되는데 이는 해외투자와 사업서비스 수지의 관계에서 확인되고 있다. 미국, 영국 등 흑자국들은 해외투자가 증가하면 사업서비스 흑자도 증가하지만 우리나라, 아일랜드 등 적자국들은 해외투자시 적자가 오히려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업서비스 경쟁력의 열위로 해외투자시 자국서비스 대신 선진국, 또는 현지 사업서비스에 대해 의존하게 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강대국의 비즈니스 규칙과 관행이 세계시장에서 공통기준의 역할을 하는 추세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사업서비스 수지 개선을 위해서는 우수한 해외인재를 유치하고 세계 유수업체와의 인수합병(M&A)을 등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경쟁력을 높여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지적재산권 수지는 미국, 일본 등 흑자국들의 특허건수, R&D 투자액 및 비율(GDP 대비) 등에 따라 좌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지재권 수지 개선을 위해서는 기존의 범용생산기술 위주의 연구개발에서 벗어나 핵심원천·소재 기술에 대한 국가적 투자를 늘리고 기업의 투자를 촉진하는 전략이 필요한 것으로 제시됐다.
여행수지는 인구밀도와 자연환경, 관광자원, 국제무대에서의 국가위상 등이 영향을 미치는 데 미국은 세계최강대국으로서 해외로부터의 유학 및 연수수요를 가지고 있으며,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은 풍부한 관광자원은 물론 기후가외국관광객을 흡수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여행수지를 개선하기 위해 강점인 제조업(IT)을 기반으로 의료관광을 활성화하고, 한류 및 K-Pop 열기를 연계(한류스타 공연 및 연습장 방문 등)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할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부문별 서비스 수지 중 가장 큰 흑자를 시현하고 있는 운송수지는 국토가 바다와 접해해 있다는 지리적 여건 외에 인접지역에서 채굴되는 특정 자원의 운송수요, 대외지향적인 경제체질 등이 흑자에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운송서비스 수지의 흑자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자국선 이용률(5월 현재 15%, 00년 17.8%)을 제고하고 제3국 항로의 개척과 해운산업의 규모(현재 5위로서 1위인 그리스에 비해 선복량은 25.4%에 불과) 증대 등이 필요하다고 연구원은 밝혔다.
박준 연구위원은 "서비스 무역을 결정하는 요인 중 자연적, 지리적 요인 등은 쉽게 변하기 힘들지만 FTA 등 대외개방을 통해 관련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보다 전향적인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다"며 "서비스 무역의 경쟁력 제고를 통해 상품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는 균형된 시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