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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노마트 뒤흔든 건 '박자맞춘' 집단 군무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9초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지난 5일 테크노마트의 건물 상층부에서 나타난 흔들림 현상은 당시 12층의 피트니스센터에서 행해진 집단군무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정밀안전진단을 주관중인 대한건축학회(학회장 이언구)와 테크노마트 운영사인 프라임산업은 19일 오후 2시 테크노마트 사무동(프라임센터) 13층에서 진동원인 규명 설명회를 열고 “피트니스 센터에서 행해진 평상시와 다른 집단군무를 한 것이 흔들림의 원인인 것으로 잠정 결론냈다”고 밝혔다.

학회측은 앞서 한국시설안전공단이 시행한 긴급안전점검을 통해 진동현상의 원인으로 추정한 4D상영관과 피트니스 센터의 스피닝실, 러닝머신, 태보운동에 대한 진동계측 결과를 공개하고, 원인으로 잠정결론내린 태보운동 등 집단 군무와 건물 진동의 관계에 대해 직접 시연했다.


대한건축학회에 따르면, 영화상영관을 비롯한 피트니스 센터 내 다른 운동시설의 경우 해당 진동원의 발생과 건물의 진동 사이에 뚜렷한 상관관계가 발견되지 않은 반면 집단군무의 경우 건물 고유진동수인 2.7헤르츠(Hz)와 유사한 진동이 발생할 경우 건물 상층부로 갈수록 진폭이 커지는 현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진단과정에 참여한 이동근 성균관대학교 건축공학과 교수는 해당 현상에 대해 “건물 고유의 특성인 진동 주기가 하중(외부 흔들림) 진동과 일치하면 에너지가 누적돼 진동이 커지는 '공진' 현상"이라고 설명한 후, ”집단군무가 원인으로 보이긴 하나 해당 운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진동이 건물 고유 진동수와 일치하지 않거나, 혹은 동작의 불균일 등으로 인해 일정한 진동을 형성하지 못하면 공진현상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진행된 집단군무 시연 또한 별도의 통제가 가해지지 않은 1차시연과, 테크노마트 고유 진동수로 확인된 2.7Hz에 동작을 맞춘 2차시연으로 나눠 진행됐다. 1차시연의 경우 뚜렷한 상관관계가 발견되지 않았으나, 고유진동수에 맞춰진 2차 군무 시연 중엔 38층에 비치된 난이 흔들리고 평상시 대비 10배에 달하는 흔들림이 진동계측기에 관측됐다.


대피사태가 벌어졌던 지난 5일 해당 피트니스 센터에서 직접 ‘태보운동’에 참여했던 이모씨도 “태보는 대개 여러 동작으로 이뤄지기 마련이고 상체움직임 위주인데 반해, 그날은 새로 온 강사와 함께 단순한 서너개 동작만 반복했고 발을 많이 사용했다”고 전했다.


이 교수와 함께 정밀안전진단에 나선 정란 단국대 교수는 “통상적인 태보운동을 한다고 한들 지난 5일과 같은 흔들림 현상이 발생하기는 힘들다”며 “구조적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이는 만큼 건물 내부에서 원인을 찾다보니 조건실험을 통해 발견한 결과”라고 밝혔다.


학회와 프라임산업 측은 앞으로 상시진동과 태풍이 올 때의 진동 등을 계측하고 정밀진동해석, 정밀안전진단 등을 통해 건물 사용성과 안전성을 보다 정밀하게 평가하고서 2∼3개월 뒤 최종 결론을 내놓을 예정이다.


한편, 이 교수는 “진동이 잦을 경우 건물에 피로도가 누적되기 마련인데, 현재 확인된 진동은 흔들림으로 인한 불쾌감 등 ‘사용성’은 다소 해칠수있더라도 건물의 ‘안전성’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며 건물붕괴 등의 우려에 대해 “엔지니어의 자존심을 걸고 99% 안전하다”고 밝혔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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