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3시 북한산 등산로에서 북한산 돌쌓기 행사 개최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의약인들이 등산객들 때문에 죽어가고 있는 등산로 주변 나무를 살리기 위해 나섰다.
강북구(구청장 박겸수)는 17일 오후 3시 북한산 등산로에서 돌쌓기 행사를 개최했다.
강북구 의약인 나무사랑모임에서 주최한 이번 행사는 많은 등산객들로 인해 뿌리가 드러나고 생육에 지장을 받고 있는 등산로 주변 수목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것.
뿌리 주변을 돌로 쌓으면 빗물에 흙이 쓸려 내려 가거나 등산화에 파일 우려가 없어 그 효과가 더욱 크다.
행사엔 나무사랑모임 회원과 구청 직원 등 50여명이 참여했다. 회원들은 오후 3시 집결지인 도선사주차장에 모여 1시간여 등산 끝에 행사장(백운대피소에서 위문방향 100m지점)에 도착했다.
행사장에선 간단한 발대식에 이어 본격적인 돌쌓기가 시작됐다. 회원들은 주변 등산로와 계곡에서 돌을 모아와 뿌리가 심하게 훼손된 소나무와 참나무에 돌을 쌓기 시작했다. 경사가 심해 돌을 쌓기 어려운 곳엔 흙을 담은 마대로 보완했다.
1시간여동안 회원들이 땀을 흘린 결과 등산로에 위치해 등산객들의 발에 짓밟히던 뿌리는 튼튼한 돌 울타리 안에 들어갔다.
한편 강북구 의약인 나무사랑모임은 산과 자연을 사랑하는 강북구 의사회(회장 박병일), 치과의사회(회장 박정희),한의사회(회장 고상운), 약사회(회장 하충열) 회원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1회성에 그치지 않고 향후 매월 넷째주 일요일마다 지속적으로 실시해 나갈 계획이다.
강북구도 등산객들이 직접 흙을 날라 뿌리가 드러난 나무에 덮어주는 ‘북한산 흙나르기 운동’을 매 주말마다 펼쳐오고 있다.
행사에 참여한 이광근(약사회 부회장) 나무사랑 모임 간사는 “의약인들이 뭉쳐 사람 뿐 아니라 나무의 고통도 덜어주자는 의미에서 이번 모임을 가지게 됐다”며“앞으로 행사가 지속적으로 계속돼 사람들로 인해 고통받고 나무들을 보호하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안타깝게도 많은 나무들이 등산객들의 등산화와 아이젠에 뿌리가 밟혀 죽어가고 있다”며“이런 모임들이 강북구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확대돼 자연 보호운동으로 자리 잡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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