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뱅커 선정 국내 1위에 한껏 고무...임직원 격려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두문불출하던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사진)이 그룹사 임직원 2만6000여명에게 이메일로 편지를 보내 사기 진작에 나섰다.
임직원들에 대한 격려와 동시에 최근 더 뱅커(The Banker)지가 발표한 세계 1000대 은행 순위에서 우리금융이 국내 1위를 한 것에 대한 자축의 의미다.
이 회장은 지난 15일 아침 메일을 통해 "'더 뱅커'지가 발표한 2010년 글로벌 1000대 금융회사에 우리금융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위 금융그룹으로 선정됐다"며 "설립 11년만에 KB금융을 제치고 기본자본(Capital Tier 1)과 총자산 모두에서 국내 1위로 선정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각 계열사가 국내 최고의 금융그룹을 향해 추진해온 전략의 승리이자, 여러가지 제약 속에서도 영업현장에서 헌신적으로 뛰어주신 2만6000여 임직원 여러분의 땀의 결과"라며 "우리금융그룹의 잠재력과 역량의 우수성을 국내외에 증명할 수 있게 됐다"고 임직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이번 선정결과를 계기로 국내에서 확고한 1위 금융그룹의 위상을 다지고, 아시아를 뛰어넘어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1위'라는 자부심을 갖고 아시아 톱10, 글로벌 톱50을 달성하도록 매진해달라는 부탁도 잊지 않았다.
하지만 이 회장은 "글로벌 순위로는 기본자본 기준 72위, 총자산 기준 79위에 머물고 있다"며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아직 멀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그동안 내실 성장의 발목을 잡아온 자산건전성 문제를 완전히 해결해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초우량 금융그룹의 자리를 확고히 하고 향후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만 최근 이슈가 된 민영화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이 회장은 민영화 재추진이 결정된 지난 5월에도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의연한 자세로 업무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한 바 있다.
민영화 이슈가 불거지면서 지칠대로 지쳤던 임직원들은 이번 일로 한껏 고무된 표정이다. 우리금융 사내게시판에는 더 뱅커지에서 선정한 국내 1위 금융사와 관련된 게시물이 올라오자마자 몇 시간만에 1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달성했다. 순식간에 100여개 이상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우리금융의 한 직원은 "국내 1위라는 점이 생각보다 많은 힘이 되는 것 같다"며 "최근 사모펀드에 대한 반감과 홍준표 의원의 발언까지 나오면서 우리금융의 자체 민영화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도 한 몫 했다"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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