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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윤대 "생명보험사 M&A..우리금융 SI 참여 안해"(종합)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37초

"내가 못난 고대 나와서 그런가"..KB금융지주 회장의 1시간 작심 발언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5일 "ING생명을 사려고 했는데 안팔겠다고 해서 못샀다.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게 생명보험"이라고 생명보험사 인수 의사를 밝혔다.


어 회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비은행부문 강화를 위한 인수ㆍ합병(M&A)에 대해 "카드를 분사하면서 비은행부문 비중이 20%가 됐지만 제일 좋은 것은 생명보험을 인수하는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또 "중앙부산저축은행 패키지 매각에 우리(KB금융)는 최선을 다해서 썼지만..(안됐다)"며 "저축은행을 산다고 말했는데 안사면 안된다"며 인수 의지를 드러냈다.


우리금융 인수 문제와 관련해서는 "개인적으로 변양호(보고펀드 대표)와 친하고 훌륭한 사람이라 도와주고 싶지만 SI(전략적투자자)로 들어갈 계획은 없다"고 말해 다른 형태의 우리금융 인수 참여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오는 13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 어 회장은 이날 작심한 듯 1시간에 걸쳐 발언을 쏟아냈다.


어 회장은 특히 지난 1년간 KB금융의 성과에 대해 강조하고 리스크관리의 중요성, 국내 금융산업의 국제경쟁력 등에 대해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어 회장은 "리스크 관리가 안되는 상태에서 경쟁하면 문제가 되는데 우리는 리스크 관리를 철저하게 한다"고 강조하고 KDI(한국개발연구원) 전직 교수의 국민은행 리스크 담당 부행장 영업 계획을 밝혔다.


전직 금융감독원 출신 인사를 리스크 담당 임원으로 영입하려고 했으나 최근 부산저축은행 로비 등으로 문제가 불거져 안하기로 했다고도 했다


평소 은행의 글로벌화와 메가뱅크의 필요성을 강조해 온 어 회장은 이날도 한국금융의 한계와 글로벌 인재론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어 회장은 "국내 금융산업은 미국, 유럽뿐 아니라 규모의 경제상 중국에 비해서도 뒤쳐져 있고 국제적으로 비교우위가 없다"며 "국내 은행들은 신용도가 낮아 펀딩 코스트(비용)가 높은데 이런 문제가 해결 안되면 해외경쟁이 원천적으로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과 같은 서비스섹터에서 비교우위가 앞서지 않으면 국민소득 4만불 시대는 오지 않는다"며 "KB금융을 생각하기 이전에 한국금융이 어떻게 하면 뱅크오브아메리카와 같은 일류은행을 앞지를 수 있는지 생각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년에 걸친 KB금융의 체질개선과 관련해서는 "외부압력이나 정치권의 청탁으로 (KB금융에) 모신 사람은 없다"며 "국민은행이 독립적, 투명해졌고 회장인 나도 정치적 압력에 의해 인사에 개입하는 일이 제로"라고 밝혔다.


또 은행의 영업이익경비율(CIR)이 지난해 50%대에서 올 들어 40%대로 줄고 은행 우량고객이 88%로 1%포인트 늘어난 점, 카드사 우량고객이 67%에서 76%로 증가한 점 등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자사주 매각과 주가 부양 등에 관해서 그는 "외국계 투자자들이 하반기에 몰리게 돼 있고 긍정적으로 본다. 골드만삭스 등 아시아담당 회장들을 다 만났는데 9월부터 자금이 온다고 했다"며 "내부적인 합의점을 찾아야하지만 연말까지 리스크가 터질 게 없어 자사주 매각 이슈가 끝나면 주가가 30%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어 회장은 그간 자신과 관련된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섭섭함을 드러냈다. 그는 "(내가) 국제금융만 30년을 가르쳤고 실무나 전략적인 측면에서 뒤진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며 금통위원과 공자위 매각소위원장, 한국투자공사 의장 등 자신의 경력을 일일이 열거했다.


그는 지난해 회장 선임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고려대 후배라는 점이 부각됐던 것을 의식한 듯 "뭐가 부족한 것인가. 내가 못난 고려대를 나와서 그런가"라며 "얼마나 도덕성과 열정을 갖고 일할 수 있는가가 조직을 살리는 길"이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김민진 기자 asiak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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