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즈 코드> 목 Mnet 밤 12시
윤종신 대신 가발을 쓰고 MC석에 앉은 신영일의 모습은 신선했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고영욱의 닉네임인 ‘고 매카트니’를 “고매 카트니”로 띄어 읽을 만큼 그는 <비틀즈 코드>를 잘 알지 못했고, 그래서 유세윤과 호흡을 맞추기보다는 본인이 멘트를 던질 타이밍만 찾는 듯 했다. 크리스탈에게 “권투선수인 아버지와 기계체조 선수인 어머니는 어떻게 만났나”라는 질문을 던졌지만 “몰라요”라는 답이 돌아오자 당황해 같은 질문을 반복하거나, “걷는 걸 좋아한다”는 빅토리아에게 “처음엔 걷다가 점점 뛰는 구나”라고 의도를 알 수 없는 대꾸를 하는 등 분위기를 다소 썰렁하게 만들었다. 특히나 <비틀즈 코드>의 룰을 잘 알지 못했던 f(x)였기에, 신영일이 이들을 이끌며 진행을 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제의 방송이 재미있었던 건, 게스트로 자리를 바꾼 윤종신의 활약 덕분이었다. 그는 콧방귀 이야기를 하는 유세윤 앞에서 “누가 콧방귀를 꼈는지 냄새가 난다”고 맞장구를 치거나, f(x)의 ‘NU ABO’와 본인의 ’환생‘을 두고 “새로운 혈액형이면 새로 태어나는 것 아니냐”는 평행이론을 끌어내며 MC일 때와 다름없이 방송을 이끌어 갔다. 결국 방송의 중심축은 여전히 윤종신과 유세윤이었다는 점에서, MC를 게스트로 앉히는 <비틀즈 코드>의 실험은 두 번 모두 실패했다고 할 수 있다. 유세윤이 게스트 UV로, 유상무가 일일 MC로 출연했던 첫 번째 시도가 갈피를 잡지 못하고 표류했었다면, 이번 시도는 보기엔 재미있었으나 신영일의 존재가 전혀 드러나지 않음으로써 <비틀즈 코드>가 윤종신과 유세윤에게 많은 부분을 기대는 프로그램이라는 사실을 확인시킨 셈이다. <비틀즈 코드> 스스로 변화의 필요성을 느낀다면, 단순히 자리 바꾸기가 아닌 좀 더 깊은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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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황효진 기자 seven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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