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투자 한물갔나

[아시아경제 이의원 기자] 글로벌 투자자들이 원자재에서 발을 빼는 모습이다. 지난 2개월 사이 투자자들은 금융위기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원자재 시장에서 자금을 회수했다.

8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영국 바클레이즈 투자은행 자회사 바클레이즈캐피탈을 인용해 최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 5월 원자재 시장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69억달러(한화 약 7조30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 2008년 4분기 빠져나간 자금 80억달러와 비교하면 상당한 금액이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침체된 글로벌 경기로 원자재 수요가 떨어졌지만 현재 높은 원자재 수요에도 투자자들이 원자재 시장에서 빠져나가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2011년 상반기 투자자들은 원자재 롱포지션(매수)에서 대거 빠졌다. 투자자들은 커피(79.8%), 구리(77.3%), 옥수수(39.0%), 원유(25.8%)에서 각각 이탈했다.

FT는 투자자들이 원자재 시장에서 몸을 사리는 이유가 위험 자산 투자에 포지션을 줄인 이유와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가격 변동성이 큰 것도 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미국 경기둔화와 유럽 부채위기, 중국 경착륙 가능성으로 위험 자산 투자 비율은 줄었고 지난 5월 유가가 별 다른 이유없이 폭락했다. 6월에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비축유 방출을 결정했다. 이에 투자자들이 예상치 못한 가격 변동성에 몸을 사리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