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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통 ‘베끼기 영어’에 보따리 싸는 中유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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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통 ‘베끼기 영어’에 보따리 싸는 中유학생들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유학 박람회에 참석한 유학 지망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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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살의 대학생 모페이는 캐나다의 브리티시콜럼비아대학을 중퇴하고 중국으로 돌아와 호주 사립대학의 상하이 캠퍼스에 재학 중이다. 그녀는 ‘향수병’ 때문에 돌아왔다고 말하지만 실제 이유는 졸업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실토했다.

“입학하기 전에 영어시험 공부를 개인교사를 두어가면서 했는데도 학교에서 수업 내용의 절반도 따라가지 못했다”는 게 그녀의 설명이다. 더구나 중국인들이 모여 사는 차이나타운 인근에 집을 구한 탓에 늘 중국인 친구들과 어울린 것도 영어실력 향상을 저해하는데 크게 작용했다.


중국인들의 경제력이 크게 향상되면서 중국 대학 대신 해외 대학으로 진학하거나 이보다 빠른 중고교 시절에 ‘조기유학’을 가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의 학생들이 언어 문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거나 혹은 유학을 아예 포기하고 돌아오는 실패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수학능력에 적합한 언어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급하게 유학을 떠나는 이유도 있지만 더 큰 문제는 단기간에 암기로 시험을 통과하기만 하면 된다는 중국의 주입식 교육이 낳은 문제라는 것이 교육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캐나다와 중국의 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친 주디 톰슨은 중국 학생들의 영어 시험 준비 과정을 ‘암기’와 ‘베끼기’라는 단어로 요약했다.


“호주와 캐나다 등 영연방 국가로 유학을 가는 학생들은 IELTS라는 영어시험 성적이 필요한데 이 시험이 치러지기 한 3주전부터는 학생들이 학교의 영어 수업을 빠지고 인근 사설학원의 IELTS 대비 수업을 듣는다”고 그녀는 설명했다.


읽기와 쓰기, 말하기, 듣기로 이뤄진 IELTS 시험에 대비해 사설학원들은 기출문제들을 빼곡히 적은 유인물을 나눠주고 이를 암기하도록 한다. 쓰기와 말하기에서도 남의 모범답안을 베껴서 암기하도록 주문한다.


모든 예상 질문에 모범답안을 마련해서 암기하기 때문에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재즈 음악이 가장 좋아하는 음악이 되고 단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하이난의 바닷가가 가족과 함께한 즐거운 여행의 추억으로 둔갑한다.


영어시험 준비 사설 기관 중 한곳인 ‘뉴 오리엔탈 에듀케이션’은 한 때 시험문제를 몰래 빼내 문제가 되기도 했지만 탁월한 영어시험 점수 올리기 전략으로 학생들이 선호하는 곳이다.


많은 영어시험이 문제은행식으로 되어 있다는 점을 이용, 강사들이 수차례 직접 시험을 치른 후 해당 문제를 암기하거나 적어 나와서 이를 학생들에게 기출문제집으로 나눠주는 것이다.


또 지나치게 긴 보기문항은 정답이 아니라거나 햄버거나 피자가 보기로 나오면 햄버거가 답일 경우가 많다는 식의 요령을 알려줘 성적을 올리도록 한다. 장소에 관련된 질문에는 무조건 호수라는 단어로 이어지도록 유도해서 외워두었던 모범 답안을 말하도록 가르친다.


IELTS 말하기 시험 담당관이기도 한 주디 톰슨은 “학원에서 가르쳐준 모범답안을 통째로 외운 학생은 자신이 말한 답변에 대해 다시 질문을 할 경우 대답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설사 원하는 점수를 얻었더라도 실제 언어 구사능력은 그에 못 미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외국어를 배우기 위한 최소 필요시간이 대략 2000~3000시간이고 한 단계 레벨을 올리기 위해서는 수백시간이 필요한데 학생들은 시험보기 불과 몇 주 전에 사설학원의 족집게 강의를 통해 성적을 올리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대학을 다니다가 현재는 외국 대학으로 옮긴 장홍지는 중국 학생들이 수동적 교육에 너무 익숙해서 시험준비조차도 모범답안이나 요령을 알려주지 않으면 준비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중국 대학에서는 교수가 책을 읽으면 학생들이 눈으로 이를 따라 읽거나 파워포인트 슬라이드를 받아적는 등의 수업이 대부분”이라면서 “외국대학처럼 자신의 의견을 말하거나 활발한 토론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영어의 쓰기나 읽기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학생들이 실제 대학 입학 후 말하기에서는 크게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대학생이 아닌 중고교생들은 더욱 큰 혼란을 겪는 편이다. 모페이의 경우 12살에 영국으로 유학, 중학교를 졸업하고 캐나다로 옮겨 고교를 마쳤으나 영어 실력은 대학 졸업을 걱정할 정도로 형편없었다.


중국 대학으로 옮기기에는 너무 오랫동안 중국식 교육을 받지 않아서 따라갈 수가 없었다. 일부 부모들은 엄마가 아이를 따라가는 ‘기러기 가족’ 생활을 하기도 하지만 부족한 영어실력이 엄마와 함께 생활하면서 늘어나기를 기대하는 것도 무리다.


미국 몬클레어 주립대학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청유에창은 중국에서 대학을 마치고 대학원 과정을 해외로 나가는‘전통적인’ 방법을 권했다. 그는 차이나데일리에 기고한 칼럼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몇 년간의 직장 경험을 쌓은 후 무엇을 위해 유학을 하는지의 목적이 뚜렷해졌을 때 나가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중국의 대표 브랜드들


마오타이주는 막힌 비즈니스 해결사


먹통 ‘베끼기 영어’에 보따리 싸는 中유학생들

‘비즈니스에서 성공하려면 반드시 술을 마실 줄 알아야하고 술자리를 즐겨야 한다.’
언뜻 한국 이야기인가 싶지만 중국의 비즈니스 문화에서 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다.


말갛고 투명하지만 목이 타는 듯 강한 도수의 백주를 거나하게 마신 다음 날 무사히 계약서에 사인했다는 이야기는 중국 내 외국인 비즈니스맨들 사이에서는 흔한 이야깃거리다.


특히 중요한 비즈니스일수록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술이 있는데 바로 ‘마오타이(茅台)’주다. 귀주 지방에서 생산되는 특산품으로 청나라 무렵에 대량 생산을 시작했다. 일반적인 53도의 마오타이 한 병이 949위안(한화 16만원)으로 비싼 편이다. 특히 지난 1972년 미국 대통령 닉슨이 중국을 방문한 당시 마오타이로 접대함으로써 더욱 유명세를 탔다.


지난 2006년 약 105억위안 정도로 추산되던 마오타이의 브랜드 가치는 2011년 57억9000만달러(중국 374억 위안)로 2배 넘게 껑충 뛰어올랐다. 마오타이의 인기는 식지 않아서 가짜 마오타이가 대량으로 유통되기도 했다. 중국의 젊은 세대들은 마오타이를 ‘아저씨들만 마시는’ 브랜드로 생각하곤 한다. 젊은 층까지 마오타이의 팬으로 끌어들인다면 이 중국 명품주의 인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먹통 ‘베끼기 영어’에 보따리 싸는 中유학생들

한민정 상하이 통신원 mchan@naver.com
■지난해 9월부터 중국 상하이 동화대학교 래플즈 칼리지 경영학과에서 국제경영, 기업커뮤니케이션 등을 가르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에서 10여년간 기자로 근무했다. 이화여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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