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올라도 걱정, 내려도 걱정이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 초반까지 밀릴 때는 본격적인 하락장을 걱정하더니 2200선을 바라보는 수준까지 반등하자 기술적 부담을 우려한다.
그리스가 디폴트 위기를 벗어나면서 시작된 '안도 랠리'로 지수는 어느새 전고점을 넘어섰다. 지난달 20일 2019.65로 마감됐던 지수는 전날 2171.19로 마감됐다. 불과 12거래일만에 150포인트 이상 상승이다. 최근 6거래일동안 상승분만 110포인트에 육박한다. 3월 중순 일본 대지진 이후 급등세에 버금가는 상승이다.
이 기세라면 낙관론자들이 설정한 7월 전망치의 상단도 쉽게 돌파할 듯 하다. 4월말 기록했던 역사적 고점과 거리도 그리 멀지 않다. 이같은 급등세는 두가지 상반된 결과를 가져온다.
첫째, 투자심리의 개선이다. 시장은 여전히 곳곳이 지뢰밭이다. 그리스에서 한숨 돌렸다고 생각한 유럽은 다시 포르투칼이 말썽이다. 미국 경제지표는 여전히 널뛰기다. 국내기업의 2분기 실적도 불안요인이 많다.
그래도 투자자들은 동요하지 않는다. 외국인들은 매일 1000억원 이상씩 연속 순매수 행진을 멈추지 않는다. 외국인들은 최근 6거래일동안 1조4766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도 8752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들만 2조4827억원을 순매도, 차익실현에 치중했다.
외국인들은 이 기간, 선물도 1만1856계약을 순매수했다. 외국인들은 추가상승에 베팅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수급의 키를 쥔 외국인의 이같은 행보는 투자자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준다. 주식을 사기 위한 자금이 늘었다. 지난달 27일 14조7212억원이던 고객예탁금은 지난 4일 16조2086억원으로 증가했다.
투자심리 개선이라는 플러스 효과가 있지만 단기급등은 기술적 부담을 수반한다. 연속상승에 따른 단기적 가격부담과 상승피로감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현재 지수대는 코스피의 12개월 예상 PER 10배 수준인 구간이다.
PER 10배는 저평가냐 아니냐를 가르는 심리적 기준선이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저평가 논리를 펴면서 대부분 'PER 10배 이하에서는 가격 메리트가 있다'는 얘기를 한다. 그 정도 가격은 확실히 싸다는 논리다.
그렇다면 10배 이상은? 개별종목이나 지수가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때는 PER 배수도 높아진다. 지금 지수대에서 추가상승은 본격적인 상승장으로 진입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한번쯤 호흡을 가다듬을 시점이 되긴 했다. 추가상승을 하더라도 기술적 과열을 좀 식힐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마침 실적시즌이 코 앞이다. 국내기업들의 2분기 실적도 우호적이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그래도 시장의 다수의견은 상승장 지속에 무게를 싣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현시점의 문제는 '방향'이 아닌 '속도'라고 했다. 상승세는 유지될 것이지만 단기 속등에 따른 자연스러운 속도조절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오늘 삼성전자 예상실적 공시도 눈여겨 봐야 한다. 현재 3.5조원 부근에서 형성되고 있는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를 웃돌지, 밑돌지가 시장의 관심사다.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IT 업종의 속성을 감안할 때, 만약 4분기만에 처음으로 시장예상치를 뛰어넘는 삼성전자의 실적이 발표된다면 주식시장에도 긍정적인 훈풍이 기대된다.
이날 새벽 뉴욕증시는 상승세로 거래를 마감했다. 중국 금리 인상과 유럽 재정위기, 경제지표 부진 등에도 불구하고 주요 지수가 반등했다.
다우 지수는 0.45% 오른 (56.15포인트) 상승한 1만2626.02로 장을 마쳤다. S&P500 지수는 0.10% 오른 (1.34포인트) 올라 1339.22를 기록했으며 나스닥 지수는 0.29% (8.25포인트) 오른 2834.02를 나타냈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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