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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전망]"아직 12척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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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신에게는 아직 12척의 전선이 있습니다."


원균의 패전으로 삼도수군통제사로 재임용된 이순신이 선조에게 올린 장계 내용이다. 당시 선조가 붕괴되다시피 한 조선의 수군으로는 승부가 안되니 수군을 폐하고 육군에 합류하라는 지시를 내리자 이순신은 이처럼 답하고 전투를 준비했다. 그리고 불과 13척(후에 1척이 합류)의 배로 133척의 일본 함대를 격파했다. 그 유명한 명량(울둘목)해전이다.

무려 10배가 넘는 적을 맞아 이순신은 울둘목의 좁은 지형과 조수 간만의 차이 등을 철저히 이용했다. 훗날 러일전쟁의 결정적 승리를 안겨준 쓰시마해전의 대승으로 일본의 군신으로 추앙받은 도고 헤이아치로 제독이 자신은 이순신과 비교한다면 하사관 정도에 불과하다고 할 정도로 명량해전은 세계 해전사에도 유래를 찾기 힘든 대승이다.


앞서 벌어진 원균의 칠전량 전투. 143척의 조선 수군이 전멸하다시피 한 전투였다. 물론 적이 강했다. 적의 전선은 600척이나 되는 대함대였다. 4배나 많은 적을 맞아 조선군은 철저한 준비를 하고 기다린게 아니라 공격을 하러 가다 중간에 기습을 당했다.

주도주의 급락에도 증시의 상승세는 꿋꿋했다. 전날 최근 신고가 장세를 주도했던 자동차와 화학주들이 일제히 급락했다. 대신 삼성전자가 오르고, 이제는 옛 이름이 돼버린 트로이카(건설·은행·증권)주들이 동반 급등하며 지수를 견인했다.


지수는 상승세를 유지했지만 사실 투자자들로서는 어려운 장의 연속이다. 지금 못잡으면 다신 이 가격에 살 수 없을 것처럼 급격하게 오르던 주식이 갑자기 급락하고, 장기간 소외받던 주식들이 급등하니 웬만한 판단력과 순발력으로는 시장을 따라잡기 힘들다.


기아차의 경우, 25일 7만8500원에 시작한 후 8만원대의 매물벽을 장후반 순식간에 돌파했다. 다음날인 26일에도 장중 8만4500원까지 뛰어올랐다. 1년전 2만5000원대와 비교해 너무 올랐다는 우려보다 실적대비 아직도 싸다는 긍정론에 솔깃하는 투자자들이 늘 수밖에 없었다.


같은 기간, 우리투자증권. 25일 사상 처음으로 코스피지수가 2200선 위에서 마감했지만 0.74% 하락했다. 26일에도 1.49% 추가하락해 2만원선도 무너졌다.


승승장구 주도주와 지수상승은 남의 일인 소외주의 움직임은 지난해 12월 이후 상승장에서 줄곧 나온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흐름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며 주도주 위주로 종목 슬림화 전략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런 주도주와 소외주의 상반된 움직임은 27일 완전히 역전됐다. 기아차가 단숨에 6% 이상 조정받고, 우리투자증권은 한풀이라도 하듯 5% 이상 급등했다. 함께 소외받던 은행주들도 덩달아 올랐다.


물론 이같은 흐름이 일시적일 수 있다. 여전히 다수 의견은 전날 급락으로 주도주의 상승세가 꺾인 것은 아니란 것이다. 자동차와 화학의 급락이 펀더멘탈의 변화가 아닌 차익실현에 따른 일시적인 것이므로 오히려 고가에 대한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트로이카들이 얼마나 더 갈지도 아직은 미지수지만 주변 여건은 좋다. 정부의 건설대책 발표가 임박했다는 점에서 건설주에 대한 기대감은 유효하다. 건설주가 살아나면 대출이 많은 은행도 나쁠 게 없다. 고공행진하고 있는 지수는 증권주에 플러스 요인이다.


일각에서는 5월 중국 노동절을 맞아 중국 내수관련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권하기도 한다. 우리투자증권은 중국의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이 5월 중 발표돼 정부의 소비진흥책이 본격화될 전망이라며 이같이 분석했다. 4월 이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위안화로 인해 구매력도 상승할 것이라고 봤다. 이에 따라 악화됐던 중국 내수관련주에 대한 투자심리도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늘 어떤 주식이 뜰지, 지수가 오전에 어떻게 움직이다 오후에는 어떻게 변할지 정확히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만약 그런 것을 노린다면 자신보다 강한 적을 향해 무모하게 선제공격하러 가다 적에게 포위 섬멸당하는 것과 같은 결과를 초래할 확률이 높다.


오늘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탄생 466주년이다. 그의 23전 전승 신화는 철저한 준비를 하고 유리한 상황에서 적과 싸웠기에 가능했다. '돌격 앞으로'만 외치는 것은 용감한 것이 아니라 무모한 행동이다. 어느 전선에서 어떻게 싸워야 승리(수익)를 거둘 수 있나를 얼마나 준비했나를 뒤돌아 보고 장을 시작하면 어떨까.


이날 새벽 미국 주요 증시는 일제 상승하며 금융위기 직전 최고치 기록을 잇달아 경신했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4월 정례회의에서 양적완화 기조를 유지하고 기업실적과 경제지표가 개선된 덕이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0.76% (95.59포인트) 오른 1만2690.96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8년 6월 이후 최고치다. S&P500지수는 0.62%(8.42포인트) 상승한 1355.66, 나스닥지수는 0.78%(22.34포인트) 뛴 2869.88에 장을 마쳤다.




전필수 기자 philsu@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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