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새통 이루던 주유소, 자정되자 '한산'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오현길 기자, 오주연 기자]"오전부터 주유 차량이 줄을 이어 눈코 뜰 새 없었는데 자정을 지나자 '뚝' 끊겼어요. 이제야 한 숨 돌릴 수 있겠네요."
7일 0시 정유사의 기름값 할인 종료를 앞두고 인상 직전에 기름을 채우려는 차량으로 북새통을 이뤘던 서울지역 주유소가 자정이 지나자 눈에 띄게 한산해졌다. 6일 오후 할인 조치 전 마지막으로 기름을 한번 더 넣으려는 차량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던 풍경과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홍제동 GS칼텍스 주유소 관계자는 "기름값 인상 전에 주유하려는 차량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평소 대비 일일 매출이 20~30% 가까이 증가했다"며 "6일 오후 피크를 이뤘고 자정을 기점으로 차량이 서서히 줄고 있다"고 말했다.
휘발유를 주변에서 가장 저렴한 수준에 판매하는 독산동 현대오일뱅크 주유소도 시간이 자정에 가까워지자 주유를 하기 위한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졌다. 이 주유소 관계자는 "퇴근 시간이 지나가고 10시부터 손님이 크게 줄었다"며 "이미 기름을 넣을 사람들은 충분히 넣은 것 같다"고 말했다.
자정경 주유소를 찾은 직장인 배모씨(32)는 "내일부터 가격이 오른다고 해서 늦은 시간이지만 기름을 넣으려고 찾아왔다"며 "정확히 얼마나 오를 지 몰라 일단 가득 채웠다"고 말했다.
7일 0시를 기점으로 정유사의 기름값 할인이 종료되고 단계적 인상이 예고되면서 주유소간 가격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GS칼텍스가 '단계적 환원'으로 즉각적인 인상은 없을 것이라 밝힌 가운데 SK에너지 등 일선 주유소에서는 자정이 지나자 가격표시판을 교체하는 등 인상 채비에 나섰다.
정유사 공급가격을 할인한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과 달리 사후 카드 할인 방식을 적용한 SK에너지는 7일 0시를 기점으로 기존 카드 할인은 일괄 종료됐다. 이에 따라 소비자는 7일부터 사실상 100원 인상된 가격으로 기름을 넣을 수밖에 없다.
여의도동 SK에너지 주유소는 "기름값 할인 기간에는 리터당 100원 할인된 가격을 가격표시판 우측에 실판매가격으로 따로 표기했지만 7일 0시를 기점으로 모두 떼어냈다"며 "판매가격은 어제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단계적 환원 방침을 밝힌 GS칼텍스도 당장 인상하지는 않지만, 내주부터 리터당 30~40원 정도 인상해 나갈 계획이어서 소비자의 체감 인상폭은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인상폭을 둘러싼 일선 주유소의 눈치 싸움도 치열해 7일 출근 시간에는 대혼란도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GS칼텍스 주유소 관계자는 "자정을 기점으로 가격을 올리지는 않았지만 7일 출근 시간을 전후로 주변 주유소들의 시세를 감안해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라며 "리터당 80원에서 100원 가량 올릴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현재 서울지역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격은 리터당 1994.89원으로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는데, 7일 오전 일선 주유소에서 가격을 본격 인상하기 시작하면 조만간 리터당 2000원선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소정 기자 ssj@
오현길 기자 ohk0414@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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