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소기업 공청회, 장관·경제단체장들 아예 오지도 않다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상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고 29일 국회에서 열린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공청회가 결국 갈등만 키운 꼴이 됐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가 마련한 이날 공청회는 최근 경제계를 넘어 사회 전반 이슈로 부상한 동반성장과 관련해 각계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한데 모여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만으로 관심을 끌었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김동선 중소기업청장 등 정부측 인사를 비롯해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을 포함한 주요 경제단체장 등이 참석대상이었다. 이 가운데 최 장관을 비롯해 허창수·손경식·이희범 등 각 경제단체장은 아예 오지 않았다. 경제단체장 가운데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만 처음부터 자리를 지켰고 다른 행사에 참석했던 정 위원장은 공청회 도중 참석했다.
먼저 김을 뺀 건 허 회장이었다. "정책에 원칙이 있는지 의문"이라는 발언으로 최근 정치권과 척을 진 허 회장은 애초부터 공청회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강창일 민주당 의원은 "여야합의로 불렀는데 허창수 회장을 비롯해 손경식 상의 회장, 이희범 경총 회장이 오지 않은 건 오만불손, 막가파식 행태"라며 "대리참석한 각 단체 전무 3명을 그냥 돌려보내고 청문회를 열어 회장을 직접 출석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상식 참석을 이유로 이날 공청회에 오지 않은 최 장관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영환 지식경제위원장은 공청회 도중 "행사가 끝난 지 한참 지났음에도 주무장관이 오지 않는 건 그만큼 동반성장 의지가 없다는 의미"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한 의원은 대리참석한 윤상직 지경부 차관에게 "차라리 장관대행을 하라"고 꼬집었다.
나머지 의원들도 비슷한 의견을 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중소기업이 최근 얼마나 '어려운 상황에 처했는지'에 대해선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자'에 대해선 이렇다 할 논의조차 제대로 없었다.
지경위 소속 의원들은 이날 오지 않은 인사들에 대해선 청문회 등을 통해 직접 불러내겠다는 데 합의점을 찾았다. 이날 공청회를 지켜 본 한 중소기업 대표는 "심정적으론 후련한 면도 있지만 일방적으로 대기업을 비난하는 모양새를 갖춰 앞으로 대화가 잘 이뤄질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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