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박근혜로 시작해서 박근혜로 끝난다. " 한나라당의 7.4 차기 전당대회가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전대에서 선출되는 차기 대표는 내년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한 책임과 권한이 막강하지만 화두는 온통 박근혜다. 당권후보 7명은 권역별 비전발표회나 TV토론에서 이른바 '박심(朴心)'을 놓고 치열하게 맞서고 있다.
◆출마선언부터 이어진 '박근혜 러브콜' 경쟁
당권후보 7명은 출마선언 때부터 박 전 대표를 향한 러브콜 경쟁을 벌였다. 박 전 대표의 대표적 정치브랜드인 천막당사 정신을 언급한 후보들이 적지 않았다. 이때문에 박 전 대표는 이번 전대에 출마도 하지 않았지만 모든 이슈의 중심에 서 있다. 박 전 대표는 이번 전대에 앞서 당 안팎에서 당권·대권분리 조항 등 전대 룰과 관련한 당헌·당규 개정안을 놓고 논란이 일 때에도 본인의 뜻을 관철시켰다.
친박 대표주자로 나선 유승민 후보는 출마 선언에서 "야당 시절의 엄격한 원칙과 기준, 혹독했던 천막당사 시절의 각오를 되살리겠다"며 당을 위기에서 구해내겠다고 말했다. 원희룡 후보는 "총선승리와 정권재창출이 위기에 처해 있다. 국민 앞에 무릎꿇고, 변화하라는 모든 주문을 받아들였던 그 위기의식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제2의 천막정신을 강조했다. 권영세 후보는 "2004년 차떼기와 탄핵이라는 과오를 속죄하기 위해 박근혜 전 대표의 주도로 천막당사로 들어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였다"고 천막당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수호천사는 내가 돼야" 당권후보 각축전 치열
박심을 향한 구애경쟁은 전대가 본격화되면서 더욱 치열해졌다. 특히 전대가 D-4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선두권 후보들은 굳히기 전략 차원에서, 열세에 놓인 후보들은 뒤집기 전략 차원에서 '박근혜 도우미'를 자처하고 있다. 이는 친박계에서 유 후보 한 명만이 출마한 상황에서 나머지 한 표를 얻겠다는 것. 유 후보는 이에 "평소에 잘해야지, 박 전 대표를 타박하던 분들이 갑자기 박근혜를 지키겠다고 나섰다"고 꼬집을 정도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당 대표 지지율 1위를 달리는 홍 후보는 전사론을 강조했다. '박근혜'라는 유력 대선주자에 대한 야당의 네거티브 공세를 막아낼 적임자는 바로 본인이라는 것. 홍 후보측은 이번 전대가 1인2표로 치러지는 만큼 친박 진영의 2표를 일정 부분 흡수할 경우 차기 당 대표 고지에 오를 수 있다는 전략이다. 원희룡 후보는 "과거 박 전 대표를 독불장군이라고 비난했다가 이제와서 박근혜 수호천사를 자처하고 있다"며 홍 후보를 견제하며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대표가 약속한 대화합의 정신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유일한 여성후보인 나경원 후보는 당 일각의 여성대표 불가론을 반박하며 "여성 당대표 탄생이 여성 대통령을 만드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선거의 여왕이라는 박 전 대표의 닉네임에 빗대 선거의 여왕Ⅱ라는 애칭을 사용하며 내년 총선에서의 경쟁력을 부각시키고 있다. 쇄신파 리더로 출마한 남경필 후보도 친박 유승민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을 탐색하며 박심을 기대하고 있다.
한편, 박심을 둘러싼 후보들의 각축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박 전 대표의 정치적 팬클럽인 박사모는 29일 유승민, 권영세 후보에 대한 공개 지지를 선언했다.
김성곤 기자 sk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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