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이영규기자]"박근혜 대세론은 공감한다. 하지만 마지막에 누가 이길지는 모른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29일 대구광역시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근혜 대세론에 공감하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김 지사는 "이회창 총재 두 번 밀어봤는데 당일 아침에도 될 줄 알았는데 안 되더라. 이회창 노무현, 이회창 김대중과 차이가 컸다. 당연히 인물로 보나 대세로 보나 되지 않겠나 했는데 안 되더라"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그는 하지만 "박근혜 대표는 동갑이고, 동기뻘이며 지금까지 나빠 본 적도 없고 당원으로 동질감도 느꼈다"고 털어놨다.
김 지사는 모처럼 찾은 자신의 고향에 대한 각별한 '충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대구를 보면 고도제한이나 그린벨트 같은 규제 등이 많다. 이런 건 다 풀어도 된다. 수도권 보다 오히려 인구가 줄기 때문에 그린벨트나 이런 건 다 풀어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기업이 어디로 가느냐 결정은 땅값이 싸야 한다. 둘째 인재 구하기 좋아야 한다. 셋째가 소비시장이 있어야 한다. 다음이 물류"라며 "이런 면에서 대구 경북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두 지역이 통합하지 않고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구는 땅값이 비싸지만 대구 옆 칠곡 달성 영천 등은 값이 싸기 때문에 대구라는 큰 울타리를 토대로 기업을 유치하면 훨씬 경쟁력 있을 것이란 게 김 지사의 조언이다.
김 지사는 최근 국가 구심점 부재 및 정치상황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내뱉었다.
그는 "지금 친이(親李)라는 게 응집력이 별로 없다"고 전제한 뒤 "특히 우리 정치의 발전에서 지금 국가의 목표가 약해졌다. 이승만 때 공산화 되지 않게 노력했고 박정희 때 잘 살아 보자였고 지금은 뭐냐. 희미해져 있지 않나 한다. 그래서 반값등록금 등 포퓰리즘적인 이야기들이 주로 나오지 않나 한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자신이 수년째 '민생택시'를 운행하는데 대한 소회도 피력했다.
그는 "인간의 냄새를 맡지 못하는 어떤 권력자도 유지될 수 없다. 인간의 냄새를 맡지 못하는 청와대 구조 권력구조는 반드시 불행해 진다. 사람 냄새 도시 냄새 맡으러 택시하는 거다"며 "(택시는) 돈도 벌고 공부하는 그야말로 종합민생체험학교"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기 등 수도권지역 현안과 관련해서는 "백령도 연평도 같은 지역은 수도권으로 해서는 안된다"며 "군사규제나 고도제한, 상수원규제 등도 최대한 해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자신이 대구사람인데도 불구하고, 광주·전남 등 호남지역에서 보다 지지율이 낮은데 대해서는 "여기는 아주 몰표로 박대표에게 가는 거 같다"며 웃었다.
이영규 기자 fortun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