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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 “IFRS? 우린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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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메이커]K-IFRS가 투자자에게 주는 의미

한국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는 1800여개의 기업들이 최근 공시한 1분기 재무제표를 접한 투자자들은 혼란스럽고 마음이 불편할 것이다.


이들 기업이 이번에 발표한 1분기 재무제표는 모두가 K-IFRS(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 방식으로 작성됐는데, 이게 우리에게 그간 친숙했던 K-GAAP(일반기업회계기준) 방식과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내가 알고 지내는 어느 주식 투자자는 이렇게 푸념했다.


"지금까지 K-GAAP 방식의 재무제표로도 기업 분석을 잘 해왔고 수익도 잘 거두고 있는데 무슨 뚱딴지 같은 IFRS냐? IFRS는 GAAP와 달라도 아주 많이 다르더라. IFRS가 어려워서 주식 투자 못할 판이다."

◆ 연결 재무제표 중요해져


이 분들이 특히 곤혹스러워하는 것은 '연결'이라는 개념이다. 연결은 IFRS의 가장 큰 특징인데, 모기업과 종속기업을 하나의 '경제적 실체'(Economic entity)로 보고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K-GAAP에서 모기업 하나만을 놓고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개별(혹은 별도)'이라는 개념에 익숙한 재무제표 이용자에게는 낯설 수 밖에 없다.


대한제국 고종 황제 통치기인 1903년 한성은행(현 신한은행)이 서양식 재무제표를 처음 내놓은 이래 100년 넘게 우리는 개별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기업을 분석해왔다.


기업이 문제가 생겨 문을 닫으면 '법적 실체'(Legal entity)로서의 단일 기업(모기업)이 문을 닫게 되고 배당이라는 것도 법적 실체로서의 단일 기업이 주는 것인데,
왜 연결을 기준으로 기업 분석을 해야 하는가.


그래서 어떤 분은 이번에 공시된 기업들의 K-IFRS 기준 1분기 사업보고서의 내용 가운데 연결 재무제표에는 애써 눈을 돌리고 그 아래에 나오는 별도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기업을 분석하고 있는 것도 봤다.


별도 재무제표가 그나마 그간 우리에게 친숙한 K-GAAP 개별 재무제표와 개념이 유사하기 때문이다(별도 재무제표는 종속 기업과 관계 기업의 지분법을 계상하지 않는 재무제표이고, 개별 재무제표는 이것을 계상하는 재무제표이다).


자산총계 2조원 미만 기업의 경우 내년까지 분기, 반기 실적을 공시할 때 연결 재무제표 공시 의무가 면제된 것도 이런 경향에 한몫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시도는 시대에 부합하지 않는 것이다. IFRS 시대에는 '연결'을 기준으로 생각하고 기업을 분석하는 것이 맞다.


◆ IFRS 도입배경은 美 엔론 사태

이는 IFRS가 도입된 배경을 생각해보면 이해할 수 있다. IFRS가 세계의 표준 재무 언어로 도입된 결정적인 계기는 2001년 미국의 엔론(Enron) 사태 때문이었다.


엔론은 1985년 미국 텍사스에서 에너지 기업으로 설립됐는데, 15년이 지난 2000년에 미국 재계 서열 7위까지 급성장했다.


빠른 성장에 찬사도 이어졌다. 엔론은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이 발표하는 '미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에 6년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이 회사의 재무제표가 보여주는 매출액, 이익, 자산의 증가가 그만큼 눈부셨던 것이다.


그런데 알고 보니 엔론의 이런 급성장은 대규모 분식 회계에 의한 허구였음이 밝혀졌고, 이런 분식회계를 주도한 이 회사 최고경영자 제프리 스킬링은 2006년 미국 법원에서 24년 4개월의 중형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중이다(예정대로라면 그는 2030년 77세의 나이로 출소하게 된다)


엔론은 미국의 회계 규정을 '갖고 놀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특히 '랩터'(Raptor)로 불리는 특수목적법인(SPE, Special Purpose Entity)을 설립해 대규모 분식회계를 저질렀다.


미국에서의 특수목적법인이란 자산의 양수도 같은 특수한 목적을 위해 설립된 신탁회사(Trust), 유한책임회사(Limited partnership) 등을 말하는데, 모기업이 특수목적법인의 지분을 49% 미만으로 갖고 있으면 특수목적법인의 손익은 모기업 재무제표에 기재되지 않는다.


이 점을 엔론은 악용했다. 예를 들어 엔론은 1999년 리듬스 넷커넥션(Rhythms NetConnections)이라는 회사에 3억 달러(약 3100억원)를 투자했는데, 투자 실패로 재무제표에서 이 금액을 사실상 전액 손실로 기록해야 할 판이었다.


이를 피하기 위해 엔론은 랩터 명의로 리듬스 넷커넥션 주식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풋옵션(장래의 약정 기일에 기초 자산을 행사 가격으로 매도할 수 있는 권리)을 발행, 이 손실분을 랩터에게 떠넘겼다.


이에 따라 엔론이 리듬스 넷커넥션 투자와 관련해 자사 재무제표에 기재해야 할 손실은 고스란히 랩터에게 이전됐다.


만약 엔론과 랩터를 하나의 경제적 실체로 보고 재무제표를 작성하게 돼 있었다면 엔론 경영진은 이런 분식회계를 저지르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런데 미국의 회계 원칙은 엔론이라는 단일 기업을 기준으로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것을 원칙으로하는 GAAP 방식이었다.


뒤이어 정보기술 기업 월드컴도 유사한 방식으로 분식회계를 저지른 것으로 밝혀지면서 미국의 GAAP는 국제 사회에서 입지가 급속히 위축됐고, 대안으로 모기업과 종속회사를 하나의 실체로 간주하는 IFRS가 글로벌 회계기준으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 IFRS는 이 시대의 대세
IFRS 시대에 연결 재무제표를 굳이 외면하고 별도 재무제표를 보는 것은 IFRS의 근본 취지와 상충되는 것이다.


IFRS 시대에는 원칙적으로 연결을 기준으로 기업 분석을 하고 별도는 배당이나 기업 유동성을 파악할 때 보조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자산총계 2조원 미만 기업의 경우 이번 1분기 실적 공시에서 대부분 별도 재무제표만 공시돼 있지만 연간 사업보고서에는 어차피 연결 재무제표가 공시된다.


IFRS는 시대의 대세이다. G20(선진20개국) 회원국 가운데 현재 IFRS를 도입하지 않은 곳은 미국, 일본, 말레이지아, 인도네시아,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 6곳 뿐이고 2015년이면 모든 회원국이 IFRS를 사용하게 된다.


이제라도 연결을 기준으로 기업을 분석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그래야 제2의 엔론 같은 기업이 등장할 여지가 사라지게 된다.




이민주 버핏연구소장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민주 버핏연구소장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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