섀시생산업체 화신정공, 현대·기아차 수요 급증…월 매출 100억 넘어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1분기 주문량이 예상보다 크게 늘면서 생산량을 애초 계획보다 15% 이상 확대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하면 매출은 50% 가까이 늘어난 셈이죠."
경북 영천에 공장을 둔 자동차부품업체 화신정공의 이종복 대표는 요즘 정신없이 바쁜 날을 보내고 있다. 주요 거래처인 현대기아차의 생산량이 급증하면서 일부 공정은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다.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지금보다 두배 큰 새 공장을 막 짓기 시작했다.
오는 8월께로 예정된 코스닥상장도 중요한 일이다. 최근 기자와 만난 이 대표는 "지난 12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월 매출액 100억원을 넘겼다"며 "자동차시장이 꾸준히 호황인데다 하반기 신제품 양산, 내년에 2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할 경우 더 큰 성장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회사는 지난 1970년대 설립된 부품업체 화신의 계열사다. 자동차 골격인 섀시나 A·S시 필요한 보수용부품 등을 주로 만든다. 섀시의 경우 국내에서 처음으로 알루미늄으로 제품을 만들어 기술력을 인정받은 적이 있다.
여기서 만드는 소형상용차용 액슬하우징이란 부품도 현대차 등에서 납품하며 국내시장 점유율이 60%가 넘는다. 이 부품은 후륜구동차에서 엔진동력을 뒷바퀴로 전달하는 축으로 완성차의 안정성, 효율성과 직결된다. 특히 지난해 개발해 특허까지 받은 일체형 액슬하우징은 오는 12월부터 완성차에 바로 적용된다.
현재호 경영지원부문장은 "기존 제품에 비해 부품수를 절반 이상으로 줄이고 공정과정을 단축해 원가를 36% 이상 낮췄다"며 "현대차 일부 차종에 적용할 예정이며 후속개발차종에도 수주를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거래처인 현대기아차가 국내외 생산물량을 지속적으로 늘리는 건 이 회사에겐 양날의 칼이다. 당장 납품량이 늘어나는 측면도 있지만 자칫 거래처를 다변화할 시기를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현대차 이미지가 좋아지면서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들도 국내 부품업체에 관심이 크게 늘었다"며 "납품량을 맞출 수 있는 선에서 해외거래처를 다양하게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소규모 부품업체임에도 이 회사가 시장에서 관심을 끄는 이유는 추진중인 코스닥상장때문이다. 회사는 오는 8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와 합병을 통해 상장을 준비중이다. 앞서 비슷한 방식을 택했던 다른 회사들이 주춤거리는 상황에서 화신정공이 예정대로 상장을 마칠 경우 국내 첫 스팩합병기업이 될 전망이다.
이 대표는 "기업평가방식이 더 공정하고 기간을 줄일 수 있어 IPO보다 스팩합병이 더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영천(경북)=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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