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과감한 구조조정과 공격적인 신차 출시로 취임 1년 만에 닛산을 흑자로 돌려놓은 카를로스 곤 닛산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다시 한 번 마법을 선보일 수 있을까?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곤 CEO는 27일 일본 자동차 업계 2위 닛산이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업계 1위 도요타를 따라잡기 위한 6년 단위 중기 사업 전략을 발표하면서 다시 한번 신발끈을 동여맸다. 새로운 중기사업 계획은 '파워 88'로 앞으로 6년안에 8%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과 영업이익률을 달성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곤은 지난해 5.8%를 기록한 닛산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2017년 3월로 마감하는 2016회계연도까지 8%로, 지난해 6.1%인 영업이익률을 8%로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 향후 6년 동안 평균 6주마다 신차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2.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세계최대 자동차 메이커 도요타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11.6%로 닛산의 두 배 정도다. 닛산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1991년 기록한 6.6%가 최고치였다.
곤은 "닛산이 자동차 업계에서 도전자의 위치에서 리더의 위치로 이동하고 있으며, 틀림없이 (도요타 등) 다른 아시아 자동차 업체들과 동등하게 경쟁할 것"이라면서 "그것이 우리가 달성하고 싶은 것"이라고 역설했다.
곤은 이를 위해 올 회계연도 글로벌 판매 목표를 지난해보다 9.9% 증가한 460만대로 잡았다. 그는 "특히 미국과 중국, 일본 판매 증대에 집중해 2010회계연도에 8%를 기록한 미국 시장 점유율은 10%로 확대하고, 중국 판매량을 지난해보다 12% 늘린 115만대, 북미지역은 6.8% 증가한 133만대를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본 판매량은 전년 대비 1.7% 늘어난 61만대를 예상했다.
영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등 5개 국어에 능통한 곤 CEO는 프랑스 타이어 제조업체 미쉐린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35세의 젊은 나이로 북미 미쉐린 CEO 자리에 올라 최연소 승진을 기록했다.
곤은 1996년 르노의 부사장으로 일하다가 닛산이 르노에 인수되면서 1999년 6월 닛산의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취임했다. 그는 2000년 6월 사장으로 승진했으며, 과감한 비용절감 조치로 닛산을 흑자로 돌려놓는 등 2조 엔이 넘는 부채에 시달리던 닛산을 회생시키는데 성공했다.
곤은 2001년 6월부터 CEO직을 겸임해왔으며 2004년에는 외국인 경영자로는 처음으로 일본정부가 공공의 이익에 기여한 사람에게 주는 훈장인 '남수포장'을 받았다. 곤은 29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2년 임기의 CEO직 연임을 승인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공수민 기자 hyun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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