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이변은 없었다. 당장 목표로 삼았던 최종예선 진출권은 따냈다. 다만 뒷맛이 개운치 않다. 밤잠을 포기하며 시원한 승리를 기대했던 팬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기엔 부족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축구대표팀이 24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요르단과의 2012 런던올림픽 2차 예선 원정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19일 홈경기에서 3-1로 승리했던 대표팀은 2차전 합계 1승 1무로 최종예선에 올랐다.
결과에 비해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무엇보다 소극적인 경기 운영이 아쉬운 한판이었다. 물론 충분히 가능한 선택이었다. 비기기만 해도 최종예선에 오를 수 있는 상황. 원정경기인데다 고지대, 더운 기후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대표팀은 지나치게 몸을 사렸다. 전체적으로 라인을 낮춘 선수비-후역습의 전술은 맥이 빠진 모습이었다. 적극적인 압박이 없었고 상대의 공세를 역이용하려는 자세도 부족했다. 전술 자체가 소극적이다보니 선수들의 플레이에서도 투지가 보이지 않았다. 공격을 풀어가는 방법 역시 단순했다.
결국 역습에 선제골을 내준 쪽은 한국이었다. 전반 41분 함자 알다라드레가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뒤 수비수 세 명을 제치고 왼발 슈팅으로 한국 골망을 갈랐다.
다급해진 대표팀은 경기 내내 수비 집중력에서 문제점을 노출했다. 1차전 홍정호의 실수로 인했던 실점을 반면교사로 삼지 못했다. 위험지역에서 수차례 안일한 플레이로 위기를 맞았다. 측면 뒷 공간도 너무 쉽게 내줬다. 추가 실점을 허용했더래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집중력 부족은 골 결정력에서도 드러났다. 전반 18분 윤빛가람의 노마크 슈팅은 골문 위로 날아갔고, 전반 32분 김동섭의 골문 바로 앞 오른발 슈팅은 골키퍼 정면을 향했다. 후반에도 몇 차례 좋은 기회가 있었지만 슈팅은 번번이 빗나갔다.
다행히 후반 교체 투입된 홍철의 동점골이 터지면서 1-1 무승부를 거뒀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었다.
오히려 전력 차를 생각한다면 초반부터의 적극적인 공세가 아쉬웠다. 최선의 수비는 공격일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선제골까지 넣었다면 상대를 일찌감치 무너뜨릴 수 있지 않았을까. 소극적인 전술은 경험이 부족한 어린 대표팀에게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결국 선수들이 경기 자체마저 소극적으로 임하는 결과를 낳았다. 그런 점에서 홍명보호의 '실리 축구'는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한편 런던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대진 추첨은 다음달 7일에 열린다. 이어 9월 21일부터 내년 3월 14일까지 12개 팀이 3개조로 나뉘어 본선 진출권을 놓고 다툰다. 아시아에 배정된 티켓은 3.5장. 각 조 1위 팀이 올림픽에 직행한다. 각 조 2위는 아시아 플레이오프를 치른 뒤 아프리카팀과 대결해 마지막 0.5장에 도전한다.
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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