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 단지내상가가 심상찮다. 부동산 불황기 틈새상품으로 꼽히며 시중자금을 쓸어 담고 있다. 수도권이든 비수도권이든 입찰공고만 나면 모두 팔린다. 낙찰가가 입찰 예정가격보다 3배 이상 뛴 곳도 적지 않다.
6월에 진행된 신규 입찰단지만 봐도 비슷하다. 22일까지 입찰에 들어간 6개 지구 93개 점포(특별공급분 제외)에 315여억원의 돈이 몰렸다. 낙찰된 상가들의 평균 낙찰가율은 172.57%였고 최고 낙찰가율은 389.36%로 집계됐다. 특히 수도권에서 공급된 수원 호매실지역은 특별공급을 제외하고 32개 물량 중 3개 점포가 300%가 넘는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이번에 첫 공급된 세종시 첫마을 단지내상가 역시 낙찰가율이 200%를 넘었다.
이에 앞서 지난 4월에도 광교 신도시 A19 블록 단지 내 상가가 최고 360.1%의 낙찰가율을 기록한 바 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부동산 불황기에 LH 단지내상가의 안정성이 부각된 덕분이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LH 단지내상가는 안정적인 배후 수요를 갖춰 상권 형성이 쉽고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며 "불황기에 안정성이 검증된 상품이란 점 자체가 투자자들을 끌어모으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보다 공급물량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점 역시 LH 단지내상가의 희소성을 부각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이로인해 투자·투기세력까지 몰리고 있다는 게 일각의 해석이다.
여기에 은퇴를 앞두고 새로운 사업이나 창업을 고민하는베이비붐 세대의 가세도 LH 단지내상가의 몸값을 올렸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상가투자 전문가들은 예정가 대비 150%가 넘는 낙찰가율은 과열이라고 지적한다. LH가 제시하는 예정가는 주변 임대료 수준 등을 고려해 수익률 7%에 맞춰 제시된다. 만약 예정가의 150%가 넘는 낙찰가율을 기록할 경우 타 점포에 비해 높은 임대료를 받지 않는 이상 은행 금리보다 못한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장은 "분양가가 비싼 상가는 적정 임대수익을 내기 위해 다른 점포보다 높은 임대료를 받아야하는데 사실상 단지내상가 중 월세 200만~300만원을 받을 수 있는 업종은 많지 않다"며 "무리하게 입찰받아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선종필 대표는 "고낙찰과 함께 대출금도 고려할 요인"이라며 "특히 요즘 같은 금리 상승기에 대출 레버리지 비율이 30%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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