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등학생 대상 창업주 생가 방문 추진...LG·GS 내년 재추진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초ㆍ중ㆍ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대기업 창업주들의 생가 방문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삼성ㆍ현대가(家)로부터는 환영을 받은 반면 LG가로부터는 홀대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전경련은 "실무 차원에서 논의했을 뿐 공식적으로 제안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양측간 불편한 관계를 상징하는 해프닝이라는 해석이다.
앞서 전경련은 초등생 100명, 중ㆍ고생 100명을 각각 선발해 대기업 창업주들의 생가를 방문하는 프로그램을 추진한다고 20일 밝혔다. 선발된 학생들은 여름 방학 기간 경남 의령군 정공면의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 생가와 현대중공업내 정주영 회장의 아산 기념관을 방문해 창업주들의 정신을 배우는 시간을 갖는다.
당초 전경련은 LG그룹과 GS그룹에도 창업주 생가 방문 의사를 타진했지만 결과적으로 무산됐다.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와 허만정 GS그룹 창업주 생가는 경남 진주시 지수면에 위치해 이병철 회장 생가와 지리적으로 그리 멀지 않다. 재계 관계자는 "LG측에서 창업주 생가 공개를 원하지 않아 학생들의 방문이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LG가의 사실상의 거절이 전경련과 불편한 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해석도 내놓는다. LG그룹은 지난 1999년 대기업간 '빅딜' 과정에서 LG반도체를 당시 현대전자(하이닉스반도체의 전신)에 넘기도록 전경련이 중재안을 내놓자 이에 반발해 지금까지 거리를 두고 있다.
전경련측은 "좋은 취지의 행사인 만큼 내년에 LG와 GS, 효성그룹에 정식으로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이정일 기자 ja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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