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다음달 1일 공산당 창당 90주년 기념일을 앞두로 마오쩌둥(毛澤東) 시대의 혁명 정신을 강조하는 '홍색(紅色) 캠페인' 열기가 중국을 덮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 보시라이(薄熙來) 충칭시 당서기가 홍색 캠페인의 힘을 등에 업고 떠오르는 정치계 스타로 주목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중국의 홍색 캠페인 열기는 창당 90주년 기념일을 2주 앞두고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90명의 중국 공산당 고위 관계자들이 베이징에 모여 '공산당이 없으면 새로운 중국도 없다'는 가사의 혁명가를 부르는 활동이 있었고 중국 정부기관과 국유 및 민영기업들도 잇달아 혁명가요 부르기 대회를 개최하며 일반 중국인의 홍색 캠페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TV에서는 공산당 역사를 담은 드라마와 다큐가 방영되고 창당 90주년 기념주화와 우표가 기념품으로 불티나게 팔리는 등 홍색 캠페인은 중국 전역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보시라이가 주목 받는 이유는 그가 홍색 캠페인 전파의 맨 앞에 서 있기 때문이다. 보시라이는 중국 혁명 원로의 자제 또는 친인척을 뜻하는 원조 태자당 집안 출신이다. 그가 당서기로 있는 충칭시는 홍색 캠페인의 진원지로 불릴 정도다. 충칭시에서는 다른 지역 보다 일찌감치 홍색 캠페인이 시작됐다. TV 황금시간대에 드라마를 몰아내고 홍색 문화 프로그램을 반영하는 것은 물론이고 수감시설에까지 홍색 캠페인이 확대됐다.
보시라이가 강조한 홍색 캠페인은 각종 시위 등으로 결속력이 약해진 중국 사회에 화합을 도모하고 일체감을 형성하는데 특효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뿐만 아니라 그가 2007년 충칭시 당서기를 맡으면서 일군 충칭시의 놀라운 경제성장은 충칭시가 경제와 정치, 두 부문에서 다른 지역의 '본보기'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를 이끌어내고 있다.
지난해 12월 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이 충칭시를 찾아 이 도시의 개발 모델을 시찰하고 성과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것 외에 우방궈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도 지난 4월 충칭시를 방문해 보시라이의 범죄 소탕 업적과 홍색 캠페인을 칭찬하며 보시라이 띄우기에 가세했다.
보시라이가 충칭시 당 서기로 있는 동안 중국 최고지도부 정치국 상무위원 9명 가운데 1명을 제외한 8명이 비슷한 이유로 충칭시를 시찰한 점은 그의 능력이 인정받고 있음을 설명해준다.
다른 지역에서는 '보시라이 따라하기' 정책이 우후죽순 나오고 있다. 보시라이의 충칭시 경제 모델 가운데 가장 인기를 얻고 있는 부분은 24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공 임대아파트 건설과 도시화 정책을 통해 2015년까지 300만명의 농민에게 도시 '후커우(戶口·거주지 등록증)'를 발급하고 농촌을 도시로 만든다는 프로젝트다.
중국 안팎에서는 보시라이를 2012년 가을에 개최되는 제18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8전대)에서 정치국 상무위원에 오를 유력한 후보로 점치고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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