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부문서 40대1 경쟁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지선호 기자] "6월 말이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지 판가름이 납니다." 9일 삼성증권 홍콩지점에서 만난 황성준(사진) 법인장은 글로벌 투자은행(IB)들과 곧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해 인원을 대거 충원한 삼성증권 홍콩법인에는 현재 홍콩에 진출한 국내 증권사로는 가장 많은 130여명의 글로벌 인재들이 활동하고 있다.
황 법인장은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증권사를 평가해 그 결과에 따라 주문이 나오고 수수료 수입이 생기는데 최근들어 의미있는 평과 결과가 나오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대형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3~6개월마다 평가를 실시해 집중적으로 주문을 할당할 증권사를 선정한다. 적게는 5개에서 많게는 20개 증권사를 선정하는데 이 순위 안에 들기 위해 증권사는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이 서비스에는 리서치, 아이디어 등 여러 투자정보가 망라돼 있다.
현재 삼성증권 홍콩법인이 맞서야 할 상대는 글로벌 증권사들이다. 황 법인장은 "모건스탠리, 시티뱅크, 메릴린치, 도이치뱅크, UBS, 노무라, 다이와, HSBC 등 이미 기득권을 가진 곳들이 경쟁상대"라고 말했다. 여기에 중국의 중진증권(CICC), 스탠다드차디스 등 새로 부각되고 있는 증권사까지 합칠 경우 그 수는 약 40개까지 늘어난다.
이렇다 보니 홍콩시장에서 IB분야 가운데 하나인 기업공개(IPO) 부문에 뛰어든다는 사실 자체가 도전이다. 하지만 황 법인장은 그동안 기반을 꾸준히 다져왔기 때문에 하반기부터는 구체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올해 1억~5억달러 규모의 기업을 대상으로 딜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브로커리지 부문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기 때문에 전통적인 IB부문에서 승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증권 홍콩법인의 자신감은 글로벌 인재들에게서 나온다. 황 법인장 역시 지난해 8월 영입된 외부인사다. 그는 17년간 크레디트스위스(CS)에 몸담았다. 지금의 홍콩CS를 자신이 완성했다고 밝힐 정도로 자부심이 강하다.
인력이 핵심인 홍콩 증권업계에서 인재 영입만큼이나 이를 유지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삼성증권 홍콩법인은 2015년까지 '아시아 증권사 톱 5'에 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이직률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우수인력의 이동이 적다는 것은 그만큼 해당 증권사가 능력있는 것으로 평가 받기 때문이다. 황 법인장은 "이 분야는 노동집약적인 산업이라고 할 정도로 사람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규성 기자 bobos@
지선호 기자 like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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