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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을 통해 보는 음악을 만드는 101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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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뮤지션’에 대해 갖는 일반적인 인상이 있다. 언제든 악상이 떠오르면 즉흥적으로 곡을 뚝딱 완성해버리는 천재들. 지난주 MBC <무한도전> ‘위태한 탄생’이 흥미로웠던 이유 중 하나는, ‘음악이 어떻게 탄생하는가’를 ‘서해안고속도로 가요제’ 참가자들을 통해 다양하게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1초도 되지 않는 짧은 타이밍이라도 음악이 어긋나면 극도로 예민해지는 뮤지션이 있는가 하면, 편하게 둘러앉아 노래를 부르며 길을 찾아 나가는 뮤지션도 있다. 만드는 방법은 모두 다르지만 중요한 건 음악이 요술방망이에서 보물 나오듯 ‘뚝딱’ 튀어나오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도처에서 ‘음악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이 쏟아지는 요즘, <무한도전>을 통해 ‘서해안고속도로 가요제’ 참가 뮤지션 7인이 음악을 만드는 방식을 정리해보았다.


<무한도전>을 통해 보는 음악을 만드는 101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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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밀하고 섬세하게
정재형이 피아노 앞에 앉은 순간, 정형돈과 유재석은 즉흥 연주를 기대했다. 정재형은 뭔가 영감을 받은 듯 연주를 시작했지만, 이적에 의해 “앨범에 있는 곡”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결국 ‘피아노의 음유시인’이라 일컬어지는 정재형이 지난주 <무한도전>에서 들려준 건 본인의 앨범에 수록된 기존 곡들뿐이었다. 이는 그가 갑자기 영감을 받아 즉흥적으로 곡을 쓰는 스타일이 아니라, 섬세한 준비와 꼼꼼한 후반 작업을 통해 완벽한 음악을 추구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피아노 연주 앨범 < Le Petit Piano > 녹음 당시 “너무 예민해져서 매니저도 못 들어오게 하고”, 피아노를 고르기 위해 “한국에서 피아노가 괜찮다는 스튜디오는 다 가봤”다는 사실은 정재형이 얼마나 예민한 성격을 지닌 완벽주의자인지를 보여준다. 파트너 선정 이후 MBC <사랑> 음향 녹음 스튜디오에서 정형돈과 처음 만난 ‘음악인’ 정재형은, 영상과 음악이 맞물리는 미묘한 타이밍에서 “이게 아니야. 이게 왜 틀어져 있지?”라고 날선 목소리로 말했다. 자신이 생각했던 대로 음향이 조절됐을 때가 돼서야 말투는 비로소 나긋나긋해졌다. 과연 이 치밀하고 섬세한 싱어송라이터의 손에서 태어난 이 노래는 얼마나 완벽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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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을 통해 보는 음악을 만드는 101가지 방법

가수와 함께, 좀 더 관대하게
일본 도쿄까지 날아 간 박명수의 수고가 헛되지 않게, 지드래곤은 노래를 이미 1절까지 완성해 들려줬다. 종종 아내에게 닦달 당하는 민서 애비의 심정을 빗대어 가사를 쓰고, 스튜디오에 비해 자유로운 ‘서해안고속도로 가요제’ 현장무대를 위한 멜로디를 만들었다. “노래를 쓸 때 안무나 무대 장치나 조명이나 세트나, 멤버들의 흐름이나 이런 것까지 생각하게 되는 게 프로듀싱”이라고 밝혔던 지론이 그대로 반영된 셈. 거기에 “랩이 너무 빠르다”며 따라 하기 쉬운 8비트 댄스곡을 만들어달라는 박명수의 요구 또한 쿨하게 받아들이며 “감은 확실히 왔다”고 답했다. 예전의 지드래곤이 “작업할 때 ‘해’ 한마디만 하는 무대뽀 독불장군”이었다면, 지금의 지드래곤은 우선 자신의 생각대로 곡을 만든 뒤, 노래를 부를 사람에게 의견을 구하고 방향을 새롭게 조정하는 과정까지 거칠 줄 아는 조금 더 관대한 프로듀서가 됐다. 박명수가 지난해 ‘올림픽대로 듀엣가요제’ 때처럼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이 프로듀싱이 더욱 빛을 발할텐데. 어쨌든 GD와 MD, 드디어 크로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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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질함마저도 계산하는 치밀함
하하의 표현대로 “후리한 분위기”에서 노래를 만들려고 했다. 그들의 노래 가사처럼 ‘은하수 다방 문앞에서 만나 홍차와 냉커피를 마시며’. 기타와 젬베를 연주하면서 얼렁뚱땅 곡을 만드는 것 같지만, 실은 부르는 사람의 캐릭터, 레퍼런스, 듣는 이들의 반응까지 치밀하게 계산해 곡을 만드는 프로듀서 타입이다. 하하의 ‘상꼬맹이’ 이미지가 아닌 “마초적인 섹시함”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하고, 레퍼런스로 삼을 마룬 파이브의 ‘Sunday Morning’을 직접 들려줬다. 하하, 10cm와 가장 잘 어울리는 레게는 많은 이들이 예상할 수 있을 정도로 뻔하기 때문에 피하겠다고도 했다. 자신들의 노래 ‘눈이 오네’에 대해 “초찌질 할 때 썼기 때문에 이건 부를 때도 무조건 찌질해야 한다”고 말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10cm는 찌질함이라는 부분까지 계산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가사는 궁상맞고 찌질하지만 대신 노래는 멋있”어야 한다는 콘셉트라니, 이게 바로 뉴욕 맨하탄 스타일의 핵심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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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을 통해 보는 음악을 만드는 101가지 방법

일단 미치고 보기
노래도 만들기 전 무대에서 에너지부터 함께 불살랐다. 싸이는 청주에서 열린 자신의 10주년 콘서트에 찾아온 노홍철에게 “이따 ‘붉은 노을’ 때 올라”오라는 말을 남겼고, 노홍철은 기꺼이 뛰어올라가 함께 미쳤다. 그리고 노홍철은 퍼포머로서의 쾌감을 느끼게 된 것과 동시에, 끊임없이 샘솟는 싸이의 겨땀까지 이해하게 됐다. “음악이 밥이라면 퍼포먼스는 카레라이스의 카레에 해당한다”는 싸이에게, 퍼포먼스는 함께 노래하게 될 파트너를 가늠하는 도구이자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날 싸이가 밝힌 두 사람의 노래 콘셉트는 ‘육감적인 그녀에게 드리는 굉장히 섹시한’ 것으로, 제목은 노홍철의 발음 맞춤형인 ‘식스센스’. 싸이는 “처음 만났을 때 위축돼있었던 아이비가 풀 죽어 있는 모습을 보는 게 싫어 그를 위해 더 에너제틱한 노래인 ‘터치 미’를 만들” 정도로 부르는 사람을 고려하는 타입이기도 하다. 과거 연애사만 나오면 당황하는 노홍철과 싸이가 밝힌 콘셉트, 여기에 미친 듯 한 에너지의 퍼포먼스까지 가미됐다면... 몰라, 뭐야 이거...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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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 속에서 만들어진 음악
정준하의 콧소리가 드디어 임자를 만난 것일까. 스윗소로우는 정준하가 출연하는 뮤지컬 <라디오 스타>의 솔로곡 ‘별은 혼자 빛나지 않아’를 부르자 성량과 발성을 꼼꼼하게 체크했다. 공연을 마친 정준하에게 그들은 “공연 너무 감동적이었다”고 칭찬했고, ‘별은 혼자 빛나지 않아’를 아카펠라로 편곡해 정준하의 콧소리를 부드럽게 커버해주기까지 했다. 어느 인터뷰에서 밝힌 “지금도 합쳐지지 않는 각자의 취향이 분명 있는데 그런 부분이 스윗소로우의 음악색을 만들어내는 데 도움이 많이 된다. 전부 다 내 것으로만 만들어낼 순 없지만 각자의 개성이 양념이 되고 또 자극이 된다”는 김영우의 말은 뮤지션으로서 스윗소로우의 태도를 명징하게 보여준다. 이것이 수년간 멤버들에게 놀림받아왔던 정준하의 콧소리가 스윗소로우 앞에서는 감미로워질 수 있었던 비결이다. 더욱이 “형님, 생각하신 거 뭐 있습니까?”하며 정준하의 의견을 먼저 물어봐주는 남자들이라니. 이번 기회에 남녀 가리지 말고 팬들 좀 확 늘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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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을 통해 보는 음악을 만드는 101가지 방법

부르는 사람의 마음에 가장 가까운 감성으로
즉흥적으로 기타 하나로 곡을 만들고 부르는 이적의 모습은 많은 이들이 쉽게 상상할 수 있는 뮤지션의 모습이다. 이적은 유재석과 나눈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바로바로 노래로 만든다. 아날로그적이고 감성적이며, 어떤 영감으로 인해 음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여전히 믿는 사람 같은 이적의 모습은 그의 노래제목처럼 나무로 노래를 만드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오래된 나무의 뿌리와 나이테에서 세월을 읽어내듯, 이적 또한 유재석이라는 사람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있는 생각을 통해 살아온 궤적을 짚어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유재석이 무명시절 이야기는 “진짜 별 것 아닌 이야기”일 것이라고 조심스러워하자 “이걸 다른 사람이 이야기하면 ‘그렇겠지’ 하겠지만 형이 노래하는 순간 믿음이” 생긴다고 말하기도 했다. “내가 쓴 가사에 그 멜로디가 입혀져 내가 불렀을 때 하나의 완성된 색깔이 나오는 것”이라는 평소 음악관처럼, 가사 또한 부르는 사람에 따라 힘을 가진다는 사실을 가르쳐준 것이다. 이날 탄생한 많은 노래들 중 곧 우리가 만나게 될 곡도 숨어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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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을 통해 보는 음악을 만드는 101가지 방법

자신감과 구원의 아이콘, 뮤즈
길의 작업실 이곳저곳을 탐색하고, 생각나는 대로 즉흥적으로 노래를 만들어 부르는 바다는 ‘뮤즈’에 가깝다. 그는 길의 곡 만드는 역량이 자신보다 더 뛰어나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대신 작업과정이 더욱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도록 길을 편안하고 즐겁게 해주는 데 주력한다. 정색하고 바로 음악이야기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서로 알아야 음악을 할 수 있다”며 길의 상장과 편지를 찾아내고, 각자의 부모님 이야기로 공감대를 형성한 뒤 “부모님에게 받은 사랑의 첫 느낌과 앞으로 나눠줄 사랑을 노래하자”고 제안한 것도 바다였다. 어둡고 힘든 곡을 주로 만들어온 힙합뮤지션 길이 평화로운 멜로디를 떠올릴 수 있었던 건 온전히 바다 덕분이 아니었을까. 거기에 아티스트인 길에게 “이렇게 평화로운 코드가 좋아 오빠”, “오빠가 이렇게 순한 양처럼 보이는 노래는 못 들어본 것 같애”하고 자신감까지 끊임없이 불어넣어주며 뮤즈로서의 역할을 100% 이상 해냈다. 마음이 착해야 노래를 잘 부를 수 있고, 그래서 착하게 살기 위해 노력한다더니, 정말로 길을 구원했다.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황효진 기자 seventeen@
10 아시아 편집. 장경진 thre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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