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정 기자]그리스 국가부도를 막기 위해 17개국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긴급회동을 가졌지만 민간 투자자의 참여 방안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채 종료됐다. 이들은 오는 19일(현지시각) 재차 회동해 합의안을 도출해 신속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격론이 예상된다.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오는 23~24일 열리는 상반기 마지막 정상회의에서 그리스 추가 구제금융 문제를 매듭짓는다는 방침이었지만 정상회의 직전 룩셈부르크에서 열리는 재무장관회의에서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이들은 상황의 시급성을 고려해 20일 오전 회의를 19일 저녁으로 앞당겨 시작하기로 했다.
독일, 핀란드, 네덜란드 등은 민간 부문의 개입을 포함하는 채무재조정안을 지지하고 있는 반면, 유럽중앙은행(ECB)와 프랑스 등은 유로존 다른 국가로 피해가 확산될 수 있다며 강경히 버티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 입수한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 회람문서에 따르면 독일의 주장대로 그리스 국제 만기를 연장할 경우 유로존 정부들이 그리스 재정안정을 위해 200억유로를 추가 투입해야 한다고 추정했다.
ECB가 더이상 그리스 국채를 담보로 그리스 은행들에 긴급 유동성을 지원하지 않을 경우 추가적인 현금보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재무장관들은 700억유로 규모의 담보가 모두 교체돼야 할 것으로 추정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차기 총재도 이날 유럽의회의 총재 인준 청문회에서 "그리스 디폴트는 부채 위기의 해법이 아니며 디폴트에 따르는 비용이 이득보다 더 클 것"이라며 "이경우 디폴트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감수할 준비를 해야한다"고 경고했다.
크리스티앙 노이어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도 "채무를 경감시키면 디폴트 위협은 커질 수 밖에 없다"며 "그리스 경제를 살려내기 위한 막대한 자금이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민간 투자자 개입과 관련해 3가지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드라마틱한 방안은 그리스 채무 연장을 포함한 자발적인 채무 교환이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 장관은 최근 롤오버를 조건으로 그리스 국채 만기를 7년 연장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유럽 정부들은 채권단이 100% 참여하는 성공적인 채무교환으로 향후 5년반 동안 그리스의 공적자금 투입 필요성을 효과적으로 경감시킬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이 계획은 여전히 유로존 국가들에 무거운 짐을 지어줄 수 있어 일부 국가들의 반발이 심하다.
두 번째 '롤오버' 방안은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이 적어 ECB와 프랑스도 어느정도 수용할 수 있다는 의사를 가지고 있어 폭넓은 참여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마지막은 비공식적인 롤오버로 가장 낮은 수준의 민간 채권단이 참여하는 것이다.
이현정 기자 hjlee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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