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도형 기자]세살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다. 공부 습관도 마찬가지다. 세살 공부가 여든까지 가는 것이다.
문제는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만 5세 아동까지 자녀교육을 어떻게 시켜야 하느냐일 것이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이 굳지 않은 점토와 같다는 점을 강조한다.
연령별 두뇌발달 상황이 다르므로 그에 따라 적절한 동기부여를 통해 학습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초등학교 입학 전에 가장 많은 아이들이 학습을 한다는 학습지 교사들과 함께 적절한 학습습관 들이기 방법을 들여다봤다.
구몬학습의 김옥선 선생님이 초등학교 입학을 한해 앞둔 유치원생 연재의 집을 찾았다. 일주일에 한 번씩 있는 '구몬' 수업날이다. 오후 3시30분부터 4시까지 30분 가량 진행된 이날 수업에서 김 선생님은 우선 연재가 매일 정해진 시간에 문제를 풀었는지 확인했다.
이른바 '구몬 타임'을 지켰는지를 살피는 것. 어머니 박은희 씨(37)는 "5살 때부터 구몬 학습지를 시작해서 이제 만 2년이 됐는데 체계적으로 매일 공부하는 습관이 어릴 때부터 생긴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 선생님 역시 학습습관 형성과 기초적인 계산능력 습득이 구몬학습지를 통해 연재가 얻은 가장 큰 수확이라고 설명했다.
연재의 사례가 보여주는 것처럼 전문가들은 초등학교 입학을 전후한 만 6세 무렵이 평생 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손꼽는다. 곽노의 서울교대 교수는 "이 무렵의 유아기는 발달 특성상 적기성ㆍ불가항력성ㆍ누적성 등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며 "이 때가 평생학습의 '태도'와 '습관'을 만들어 주는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 '칭찬'으로 북돋워주고 '보상'으로 습관 만들어줘야 = 곽 교수는 이 시기 아이들을 대할 때 '칭찬'으로 사기를 북돋워주면서 아이들이 원하는 '보상'으로 학습 습관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 교수는 자신의 사례를 제시했다. 미국에서 1학년 1학기만 마치고 귀국한 딸이 학년을 건너뛰면서 덧셈과 뺄셈을 못해 시험을 보면 10문제 가운데 한 두 문제밖에 못 맞추는 상황을 맞은 것이다. 그는 딸에게 "1년을 채 공부하지 않았는데 10문제 중 두 문제나 맞혔다"고 칭찬을 했다. 그리고 나머지 8문제를 찬찬히 설명해 준 뒤 충분히 풀 수 있는 수준의 문제를 그 자리에서 내줬다. 칭찬이 뒤따른 것은 물론이다. 곽 교수는 "'너는 잘하는 아이야' 또는 '너는 바보야'라는 긍정과 부정의 메시지는 실제로 아이들을 그런 방향으로 이끈다"고 설명했다.
'칭찬'에 뒤에는 적절한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곽 교수는 "아이들의 욕구를 무작정 억누르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며 "책상에 앉아있게 하려면 하고 싶은 행동과 연결지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이가 컴퓨터 게임을 좋아한다면 그 날의 과제를 마무리 지으면 이를 허락하는 방식으로 습관화를 도와주라는 것이다. 이른바 프리막 원리(premack principle)다.
곽 교수는 "진흙처럼 주무를 수 있고 곧 굳어진다는 점이 만 6세를 전후한 유아기의 중요성이므로 이런 방식으로 학습 습관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 고정된 '일정'으로 습관 만들어주고 '학습관리판'으로 스스로 돌아보도록 = 구몬교육연구소 이순동 소장의 조언은 보다 구체적이다.
이 소장은 만 6세를 넘어갈 때쯤 아이에게 자신의 일정과 일과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자연스럽게 해야 할 일을 하면서 학습 습관을 만들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이 소장은 "7~ 8세의 아이라면 유치원 혹은 학교가 끝난 후의 하루 일과를 정확하게 짜서 알려줄 필요가 있다"며 "메모를 통해서 학교 숙제, 학습지 숙제, 학원 가기, 책 읽기 등의 과제를 명확하게 제시해 줘야한다"고 설명했다.
아이들이 그날그날 자신이 할 일을 알아야 규칙적으로 움직이면서 습관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소장은 "학원을 보내기 전에 학교 숙제를 마칠 시간을 충분히 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아직 어린만큼 배운 것을 정리한 뒤 또 다른 학습 기회를 가질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또 2시간 정도면 상당한 과제를 해낼 수 있으므로 지나치게 긴 시간을 책상 앞에 앉아있게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이 소장의 조언이다. 이 소장은 "화이트보드에 아이가 할 일과 해낸 일을 표시하도록 하는 학습관리판 등을 활용하면 그날 한 일이 눈에 쉽게 들어오므로 아이에게 좋은 자극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과목은 국어와 수학이 우선… 소리내 읽으면 금새 집중 = 만 6세를 전후해서 어떤 과목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역시 국어와 수학을 꼽는다.
곽 교수는 "이 시기에도 중요한 과목은 역시 수학과 국어"라며 다른 과목을 잘 할 수 있는 기초가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지구조의 형성은 물론, 논리수리적 사고능력과 읽기ㆍ쓰기ㆍ말하기 능력이 이 두 과목에서 생겨난다는 것이다. 곽 교수는 국어에서 쓰기, 읽기, 말하기의 순서로 가르칠 필요가 있고, 수학은 시간보다는 과제의 양을 제시해서 풀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 소장 역시 "언어능력은 학교 생활에서의 자신감, 자기표현력과 직결되고 수학은 전뇌를 쓰는 학습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국어는 소리 내서 읽는 음독을 통해서 아이들이 금방 몰입할 수 있도록 하고 수학은 단순한 문제는 한 번에 50~100문제 정도를, 복잡한 문제는 20~30문제 가량을 풀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이 시기에 적당한 책들은 50~80쪽 내외에 불과해서 1시간이면 충분히 1권을 읽을 수 있으므로 도서관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비용을 들이지 않으면서 많은 책을 읽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도움말=곽노의 서울교대 교수ㆍ이순동 구몬교육연구소 소장
김도형 기자 kuer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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