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原電에 질린 일본인, 자연으로 돌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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原電에 질린 일본인, 자연으로 돌아가다 3.11 일본 대지진 이후 원전을 피해 자연으로 떠나온 이들의 마을, 일본 규슈 오이타현의 타시부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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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슈(九州)=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어느 날 찾아온 대지진과 지진해일(쓰나미). 그리고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게 했다. 보이지 않는 원전낙진을 피해 서쪽으로 피란을 떠난 행렬이 정착을 한 마을이 있다고 해서 그곳을 찾았다. 일본 규슈 타시부 마을이 그곳이다. 편안한 삶을 뒤로 한 채 아이들을 위해 보다 안전한 지대를 일구려는 그들과 기자는 하룻밤을 함께 했다.

"지진이 난 것도 큰 충격이었지만 원전사고가 터졌을 땐 이러다가 정말 우리 가족이 모두 잘못될 수도 있겠구나 싶어 두려웠습니다."


3.11 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지 100일. 13일 오후 일본 규슈 오이타현 타시부 마을에서 만난 오타 유지(43)씨는 지난 대지진에 대해 이 같이 말하며 "이게 바로 내가 타시부 마을로 떠나 온 이유"라고 했다. 원전으로부터 가족을 보호하려고 원래 살던 곳을 떠나 자연을 찾았다는 오타 유지씨. 그는 그렇게 3.11 이후 안전한 땅을 찾아 규슈로 이주한 3000여명의 사람들과 함께 '그라운딩족(자연으로 돌아가 사는 사람들)'이 됐다.

原電에 질린 일본인, 자연으로 돌아가다 타시부 마을 공동체 회의. 회의 안건자료에 '목적'이라고 적혀있고 '쿠니사키반도의 자연, 풍토, 전통문화를 기반으로 지구인으로서의 생활양식이나 삶의 방식의 미래형을 창조하고 제안한다'고 돼 있다.


이날 타시부 마을에는 오타 유지씨와 같은 그라운딩족 약 20여명이 모여 있었다. 아직 타시부 마을에 집을 짓거나 땅을 개간한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어떻게 이 곳에 기반을 잡고 살아갈지를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이들은 둘러 앉아 얘기를 나누며 '자연을 기반으로 생활양식을 창조한다', '자급자족을 지향한다', '나무를 심어 숲을 만든다' 등 새로 만들 공동체의 목적을 공유했다.


사람들과 한창 논의를 하던 오타 유지씨는 "지진도 무서웠지만 원전사고가 난 뒤엔 눈에 보이지 않는 공포가 도사리고 있다는 생각에 더 큰 위기감을 느꼈다"며 "지금 3살인 아이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원전 때문에 어떤 피해를 입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안심하라는 정부의 말만 믿고 있을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원전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알아서 그 위험을 피해 떠나야 된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원전사고 피해라는 건 눈에 보이진 않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가 없어 더 두렵다"며 "이미 많은 사람들이 원전사고로 피해를 입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이제라도 서둘러 위험을 피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타시부 마을을 찾은 또 다른 그라운딩족, 사노 유이치(39)씨와 사노 아야카(28)씨는 최근 도쿄에서 이 곳으로 이주를 해왔다. 사노 유이치씨는 "아내가 임신 3개월쯤 됐을 때 원전사고가 났는데, 도쿄에 살고 있어서 직접적인 피해는 없었지만 뉴스를 보면서 방사능 피해를 입지 않을까 불안했다"며 "원전사고가 아내 뱃속에 있는 아이에게까지 영향을 미칠까봐 걱정이 돼 조금이라도 더 안전한 곳으로 떠나야겠다고 결심했다"고 전했다. 사노 부부는 도쿄에 있는 재산을 모두 정리하고 타시부 마을로 와 현재는 근처 친척집에 머물며 정착을 준비하고 있다.


오타 유지씨, 사노 부부와 함께 타시부 마을에 새로운 공동체를 꾸리게 될 사람들은 100여명 정도다. 모두가 원전이라는 위험을 피해 떠나온 그라운딩족이다. 이들은 오는 7월 초 다양한 종류의 나무를 심어 '양자조화의 숲'을 만든 뒤 개간, 집짓기를 끝내고 9월 말께 파종을 해 본격적인 농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규슈(九州)=김효진 기자 hjn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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