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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에인트호번, 갑작스런 지동원 관심 이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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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에인트호번, 갑작스런 지동원 관심 이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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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거의 굳어져 가는 듯하던 지동원(전남)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행에 또 다른 변수가 등장했다. 바로 네덜란드 명문 PSV에인트호번이다. 뜬금없는 추측은 아니다. 지동원의 선덜랜드행이 급물살을 타는 도중 보이지 않는 물밑작업이 진행됐다. 프로축구와 이적시장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 증언이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 11일 인천-전남전이 열린 인천월드컵경기장 기자석에는 3명의 낯선 외국인이 등장했다. 한사코 자신들의 신분을 숨긴 이들은 경기 내내 인천 매치데이 매거진에서 전남 선수 명단이 실린 페이지를 펼쳐둔 채 무언가를 계속 써 내려갔다. 지동원의 프리킥 골이 터진 뒤엔 메모하는 손길이 더욱 바빠졌다.


이들은 에인트호번 구단 관계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에인트호번 기술 이사 마르셀 브란츠도 그 중 하나였다. 겉으론 '히딩크-허정무 축구센터' 건립과 관련해 히딩크 전 에인트호번 감독과 함께 방한한 모양새를 띠었지만 속내는 다른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또 다른 프로축구 관계자는 13일 히딩크 감독의 갑작스러운 인천 유나이티드 사무실 방문도 지동원과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역시 표면적 이유는 인천에 건립되는 '히딩크-허정무 축구센터'에 관한 논의였다. 그런데 이날 히딩크 감독과 만난 이는 허정무 인천 감독만이 아니다. 안종복 전 인천 단장도 함께였다.


안 전 단장은 지난달 인천을 떠나 북한체육교류협회장으로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스포츠를 통한 남북 화해-협력이 목표다. 그는 이전부터 축구를 통한 남북교류에 매진해 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인천과 4·25 축구단 사이의 교류를 주도했고, 김영수의 마케도니아 리그 진출도 안 단장의 추천이 있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북한 선수의 K리그 진출을 꿈꾸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지금 당장 북한 선수의 국내 무대 진출은 현실적 제약이 많다. 하지만 차선책이 있다. 한국과 북한 선수가 유럽의 한 팀에서 뛰는 것.


결국 지동원 영입은 에인트호번이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안 전 단장이 직접 나서 지동원과 함께 영입할 북한 선수를 찾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귀띔이었다.


만약 이것이 성사된다면 당장 남북체육 교류에 큰 실적이 된다. 에인트호번으로서도 지동원의 장래성을 생각하면 손해 볼 게 없는 입장이다. 특히 남북선수 동시 영입이 몰고올 화제로 영입 경쟁에서 단번에 '전세'를 뒤집을 수 있다. 선덜랜드행을 강력히 원했던 지동원이지만 박지성(맨유), 이영표(알 힐랄) 등이 활약했던 에인트호번이라면 재고해볼만 하다.


이에 대해 안 전 단장은 스포츠투데이와의 통화에서 "히딩크를 만난 것은 단지 축구센터를 위한 논의였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번 만남과 에인트호번과의 관련성도 "그런 것은 없다"라며 잘라 말했다.


남북 선수가 한팀에서 뛰는 상황에 대해서도 "여러 제약 때문에 K리그에서 북한 선수가 뛸 순 없기에 좋은 대안이 될 수 있겠지만 지금은 아니다"며 즉답을 피했다.


전남 구단 측이 지동원의 선덜랜드 행을 탐탁지 않아 한다는 것도 변수다. 선덜랜드는 지동원의 이적료로 약 80만 파운드(약 14억 원)를 제시한 상태. 지동원이 가진 장래성에 비해 결코 만족스럽지 못한 액수다. 지나치게 낮은 몸값으로 이적했을 때 자칫 '팽' 당할 수도 있는 우려도 있다. 자체 유스시스템을 통해 길러낸 유망주를 고작 1년 남짓 활용한 것도 아쉽다. 이에 전남 관계자는 "선덜랜드 외에 다수의 구단에서 지동원에게 관심을 보였다"며 말을 아끼는 상황.


한편 한 축구 관계자는 좀 더 원론적인 입장에서 지동원의 선덜랜드행에 비판적 시선을 보냈다. 그는 "지동원의 선덜랜드 이적이 추진되는 과정이 결코 바람직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선수 이적은 엄연히 구단과 구단끼리의 대등한 협상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 그럼에도 이번 과정에선 에이전트 측의 언론 플레이가 지나치게 개입됐다는 것.


그는 "이번 같은 여론몰이로 '바람'을 잡아 헐값에 전남이 선수를 내주지 않으면 안될 상황을 만드는 건 상도에 어긋나는 짓이다. 선수로서도 당연히 선덜랜드에 가고 싶지 않겠나. 만약 이적을 하려면 정상적인 방법과 협상 루트를 거쳐야 했다. 이제 와서 에인트호번이 개입하더라도 이미 잉글랜드 쪽으로 기운 지동원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까"라며 비판했다.




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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