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5기 취임 1주년 인터뷰]지난 1년간 불끄는 소방수 역할해 이제 차분히 되돌아보고 면밀히 사업 추진할 계획 밝혀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이제학 양천구청장은 지난해 추석 연휴 때 쏟아진 폭우를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고향 내려갈 준비를 하던 중 비오는 것이 심상치 않아 구청에 비상근무를 지시하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물통으로 쏟아붓는 듯한 물 폭탄으로 양천구는 큰 피해를 겪었다.
이 구청장은 밤낮을 잊고 고통을 겪는 주민들과 함께 함께 해 양쪽 눈에 눈병이 나고 실핏줄이 터져 한동안 선글라스를 끼고 다닐 정도로 고생했다.
이 구청장은 취임 초기 이런 어려움을 통해 ‘구민들과 함께 하는 구정’에 대한 소신을 더욱 강하게 갖게 됐다고 했다.
◆취임 1년 불끄는 소방수 역할 충실...2년차 차분히 숲 보면서 일 추진 계획
이 구청장은 13일 오후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 1년 동안 여러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불끄는 소방수 역할을 했던 것 같다”면서 “어떻게 보낸 지 모를 정도로 분주하게 뛰어온 것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요즘엔 생각을 크게 하면서 전략적으로 전체 숲을 보면서 나무를 어느 곳에 심을 것인지 등을 면밀하게 보겠다”고 말했다.
지난 1년 동안 폭우 뿐 아니라 각종 민원들에 매몰돼 정신 없이 보내왔다는 점이 아쉬웠다는 것을 이렇게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이 구청장은 “이제 취임 2년차에는 선택과 집중을 해서 면밀하게 일을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지역과 주민을 위해 일할 때가 됐다고 보고 공약 등을 철저하게 챙기겠다는 것이다.
◆"현장행정 행보 더욱 가속" 다짐
이 구청장은 대표적인 현장행정가로 유명하다. 현장에서 간부회의를 진행하는 것은 이제 관례화됐다.
이 구청장은 지난 3월과 5월 두 차례 관련 공무원들과 함께 직접 하수암거에 들어갔다. 유수장애시설 유무, 준설토 퇴적 여부, 하부 박스 구조물 파손 등을 점검하기 위해서였다.
우기 대비 하수관거 준설작업이 진행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직접 하수관거에 들어간 것이다.
또 빗물받이 개량, 수중자동펌프 설치, 하수관 개량공사도 진행하는 등 준비에 철저를 기하고 있다.
폭우로 인한 특이사항이 발생하거나 피해가 생길 경우 담당 공무원에 연락을 취해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책임담당관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주민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구청장은 “얼마전 관리카드 배부를 위해 직원들이 직접 피해 가구를 방문했는데 현장에서 발로 뛰어 고맙다는 인사를 받았다는 전언을 듣고 현장행정의 중요성을 다시금 실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3년도 90% 이상 현장행정을 하겠다는 결심을 꺾지 않고 더 많은 현장에서 구민들을 만나고 많은 주민들 소리를 듣겠다”고 다짐했다.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뚝배기 같은 구청장 되고 싶다 "
이 구청장은 이처럼 현장행정과 함께 주민들 일자리 만들기에도 총력을 기울였다.
좋은 직장을 구하는 사람과 좋은 직원을 찾는 기업이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마련해주기 위해 취업박람회를 연 2회로 확대했다. 16일에는 매월 셋째주 목요일에도 소규모 취업박람회인 희망일자리 데이가 처음 열릴 예정이다.
특히 이 구청장은 일주일에 한 번 지역재래시장을 찾아 순대국밥 투어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가벼운 차림으로 직원 한 두명과 함께 순대국밥 집을 찾아 주민들과 만나 여러 가지 얘기를 나누다 보면 이들의 진솔한 얘기를 들을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이 구청장은 “시장에 가서 5000~6000원하는 순대국 한 그릇 먹고 무와 토마토 등을 사주면 너무도 고마워한다”면서 “어느 주민은 ‘우리 구청장님 오셨다’고 반기는 모습을 보면 구청장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감사할 뿐”이라고 이들과 함께하는 구청장이 되겠다고 했다.
이 구청장에게는 민선5기 2년차 꿈이 있다. 양천구만이 가진 매력과 장점을 살려 구민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건강하게 삶을 누릴 수 있는 에코양천 사업을 적극 추진하는 일이다.
이 구청장은 “양천구가 가지고 있는 자연자원을 활용해 자연의 푸르름이 살아 숨쉬는 청정도시 에코 양천으로 누구나 살기 좋고 누구든지 살고 싶은 희망 양천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구청장은 “‘뚝배기보다 장맛’이란 말처럼 화려하기 보다는 변함 없는 구청장으로 주민들과 함께하는 구청장으로 남고 싶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박종일 기자 dream@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