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투명경영시스템에 구멍이 뚫렸다.LH는 옛 주택공사와 토지공사의 통합조직으로 지난 2009년 10월 일 공식출범해 올해로 만 2년째를 맞고 있다.
LH는 보금자리주택건설을 비롯해 임대주택건설, 주거복지 업무, 국토가치창출 업무 등 민생과 직결된 기관이다.현재 LH는 118조원에 이르는 부채를 줄이기 위해 비상경영을 실시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인천지방검찰청은 충남 당진 석문국가산업단지 조성 사업과 관련해 LH본사 B감사 사무실을 압수수색, 5만원권 다발 등 2600여 만원의 뭉칫돈을 발견했다. B감사는 압수된 돈이 자신의 마이너스 대출 통장에서 인출한 4000만원 중 일부라고 주장하고 있다. 건설업체나 뇌물수수와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은 비리 의혹을 제기하며 조만간 B감사를 소환할 방침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내부의 비리를 감시해야 할 감사가 뇌물수수혐의와 연루됐다는데 있다. 여기에 이달말 경영정상화방안 발표를 앞두고 있는 LH로서는 자칫 7월 혹은 그 이후로 연기할 수도 있어 더욱 파장이 심각하다. LH 내부도 구조조정과정에서 이같은 문제가 발생하자 당혹감속에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이지송 사장은 "깨끗하고 투명한 경영에 앞장서 공기업 선진화의 성공모델로 거듭나겠다"고 밝혀 왔기에 그 충격은 클 수밖에 없다.LH는 6월말 경영정상화 방안과 관련,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현장위주의 조직운영과 투명성을 대폭 강화한 '이지송식 인사시스템' 구축에 여념이 없는 상황이다. 또한 전 직원 57%인 3750명을 현장 배치하는 조직개편을 완료한 데 이어 정부 손실보전과 지원방안도 확정되면서 경영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따라서 투명경영시스템이 흔들리면서 LH의 경영정상화 의지, 구조조정 노력이 국민들로부터 크게 의구심을 사게 됐다. 이번 일이 뇌물수수로 드러날 경우 LH 경영정상화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LH는 구호뿐인 윤리 경영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보다 내실 있는 혁신이 요구된다.진희정 기자 hj_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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