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딱히 득(得)될 것도 없고, 해(害)될 것도 없습니다."
최근 감기약 등 일반의약품의 슈퍼 및 편의점 판매에 대해 관련 업체 관계자의 말이다. 수혜가 예상되는 유통업계의 반응치고는 밋밋하다. 약국들이 정부가 추진 중인 일반의약품의 슈퍼 및 편의점 판매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과 비교할 때 극히 대조적이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까지 나서서 "일반 의약품의 슈퍼마켓 판매를 재추진할 경우 편의점과 슈퍼마켓이 수혜업종이 될 것"이라고 말한 상황에서 이같은 '무덤덤'한 반응은 더욱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그렇다면 수혜가 예상되는 이들 업체들이 당초 기대와 달리 이같은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뭘까.
슈퍼마켓 관계자는 "편의점이나 슈퍼에서 일반의약품(OTC)을 팔아도 매출이 크게 늘지도 않을 것으로 예상돼 큰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유통업계의 입장에서 '남는 장사'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오히려 판매하는 의약품에 대해서는 약사의 관리를 받아야 하고, 매장 아르바이트생에게도 추가적인 교육이 이뤄져야해 번거롭기만 하다고 지적했다.
유통업계가 숨죽이고 있는 것은 괜히 목소리를 키우고 나섰다가 긁어 부스럼만 만들 수 있다는 분석도 깔려있다. 현재 정치권에서 논의가 이뤄지고 있고, 막강한 힘을 자랑하는 약사회가 연결돼 있는 상황에 괜히 목소리를 높이면 된서리를 맞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편의점 관계자는 "일반의약품의 슈퍼 및 편의점 판매 논의가 시작된지 8년이 넘었는데 지금와서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지 않다"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약사회의 '입김' 때문에 변화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속내다. 실제로 법인 약국을 규제하고 있는 약사법도 2002년 헌법재판소에서 위헌판결을 내렸지만 개정법안은 10년째 국회에서 표류중이다. 약사회의 영향력을 의식한 국회에서 법안처리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또 최근 동반성장 등의 문제로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궁지에 몰려 있어 목소리는 더 작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편의점 협회 관계자는 "직접적인 수혜 업종으로 분류된 상황에서 나서는 것이 적절치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일선 편의점에서도 현재 의약품 판매에 대비한 작업을 전혀 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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