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리스트 3> 3-4회 목 채널CGV 밤 10시
<멘탈리스트> 시즌2의 엔딩은 연쇄살인범 레드존과 페트릭 제인이 조우하는 대담한 연출로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를 최대치로 증폭시켰다. 에피소드의 구성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에게 주인공의 위기 상황은 긴장의 고삐를 조이는 동시에 시즌을 관통하는 내러티브를 상기시키는 장치였다. 또한 언제나 심리적 권력을 휘두르던 페트릭 제인이 내면의 공포와 직면하는 장면은 연민과 함께 통쾌함을 느낄 수 있는 기묘한 경험을 선사하기도 했다. 그래서 <멘탈리스트>는 시즌3의 초반을 큰일을 겪은 페트릭 제인에게 생긴 변화를 조금씩 풀어나가는 데 할애하고, 급기야 3화에서 페트릭 제인은 사라졌던 영매 크리스티나와 조우했다. 그리고 그녀는 위장된 죽음을 통해 주인공이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죽음의 이미지와 대면하게 만들었다. 이로써 2시즌의 엔딩은 비로소 진정한 마무리를 맞게 되었다.
그러나 주목할 점은 앞서 방송된 2화에서 페트릭 제인이 처남을 구명하기 위해 자신의 죽음을 연기했었다는 점이다. '자신과 가까운 사람은 반드시 해를 입는다'는 피해 망상을 가진 페트릭 제인에게 죽음이란 타인에게 닥칠 수 있는 재앙이며, 자신에게 불행을 전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난 시즌에서 그는 처음으로 죽음이 자신의 것이 될 수 있음을 경험 했고, 2화를 통해 죽음을 연습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4화에서 페트릭 제인은 아내의 살해 용의자를 처단하기 위해 증거를 조작한 범인을 색출한다. 이 과정에서 그는 ‘복수’의 구체적인 의미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으며, 범인은 그에게 권총을 선물한다. 이어지는 3개의 에피소드는 죽음을 실제적인 것에서, 추상적인 무엇으로, 다시 그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것으로 다양하게 변주한다. 이를 통해 페트릭 제인은 다만 사건을 수사하는 해결사가 아니라 자신의 문제로 고통받는 입체적인 주인공이 된다. 그리고 그렇게 중심인물의 과업이 단단해 지는 순간, 시리즈는 롱런할 수 있는 추진력을 얻는다. 실제로 최근 시즌3을 마무리 한 <멘탈리스트>는 시즌5까지 제작을 결정했다. 인기 시리즈에서 장수 시리즈로 가는 길목이 바로 지금 이 드라마에 담겨 있는 것이다.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윤희성 nin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