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정 기자]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영국 타블로이드지 신문 '뉴스 오브 더 월드'가 유명 여배우 시에나 밀러의 휴대폰 메시지를 해킹한 것과 관련 공식 사과했다고 뉴욕타임스(NYT)등 주요 외신이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마이클 실버리프 뉴스 오브 더 월드 고문 변호사는 이날 런던 고등법원에 출석해 "신뢰를 저버리고 사생활을 폭로한 데 대해 책임을 인정한다"며 진심어린 사과를 전했다.
그는 "해킹을 통해 정보를 얻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밀러의 사생활 정보를 절대로 보도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와 함께 뉴스 오브 더 월드는 밀러가 요구한 법률비용 10만파운드(약 1억7700만원)과 손해보상금 16만4000달러(약 1억7200만원)를 지급키로 합의했다.
뉴스 오브 더 월드는 밀러 이외에도 테사 조엘 전 장관, 축구선부 웨인 루니 등 8명의 도청 피해자들과 피해보상에 대해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당초 사과를 거부하며 완강한 태도를 보였지만 적어도 4명 정도는 소송 이전 단계에서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뉴스 오브 더 월드는 소속 기자 등이 특종 보도를 위해 전화 도청, 해킹, 녹음기 등을 동원한 불법 취재로 유명인사들의 사생활을 캐내 폭로하는 기사로 유명하다.
신문의 도청취재 사건 또한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간 신문은 이같은 행위는 기자 개인의 단독 행동이라며 회사 책임을 인정하지 않다가 올 초 이안 에드몬슨 편집 부국장이 사설 탐정을 동원에 밀러의 휴대전화 음성 메시지를 도청한 혐의로 구속되자 공식 사과했다.
뉴스오브더월드의 해킹 파문은 지난 2006년 왕실 담당기자 클라이브 굿먼이 사설탐정 멀레어를 고용해 영국 찰스 왕세자의 사무실 전화 및 왕실 가족 보좌관의 휴대전화 음성메시지 600여건을 도청한 혐의로 징역 4개월형을 선고받으면서 시작됐다.
여기에 존 프레스콧 전 부총리, 보리스 존슨 런던시장, 영화배우 주드 로, 맨체스터 유나이트드 감독 알렉스 퍼거 슨, 고든 브라운 전 총리 등 유명인사들이 도청 피해자로 알려지면서 '머독판 워터게이트'로 일파만파 확대됐다.
이현정 기자 hjlee303@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