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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신진식 "선수들에게 좋은 감독 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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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배구로 치자면 안정된 서브리시브에 이은 깔끔한 공격 몇 개 성공시켰다. 아직 상대 선수들이 벌벌 떨 만큼의 가공할 스파이크를 보여주진 않았다는 얘기. 하지만 이 사람, 왠지 보여주지 못한 게 아니라 일부러 숨겨놓은 듯한 기분이 들게 만든다.


한국 남자배구 최고의 스타플레이어로 활약한 뒤 해외 유학, 대표팀 트레이너, 방송 해설위원 등 배구로 할 수 있는 모든 포지션을 거친 후 마침내 '감독'에 오른 그는, 인터뷰 내내 "운이 좋았다"고 했다. 하지만 역시 막판엔 수십년간 코트에서 폭발시켰던 그 승부근성을 숨기지 못했다. 그는 "스타플레이어 출신도 좋은 감독이 될 수 있다는 것, 내가 보여주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해결사'에서 '승부사'로 돌아온 신진식(36) 홍익대 신임 감독이다.

◇3연승 기분?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


축하 인사부터 건넸다. 감독에 오른 것도 축하할 일이지만 부임 후 무려 3연승. 지난달 16일 '신진식 감독'이라는 새 이름을 얻은 뒤 치른 전국대학배구 홈&어웨이 리그전 춘계대회서 명지대와 경희대, 조선대를 차례로 꺾고 3연승했다.

오는 20일부터 충북 단양에서 4강전을 펼친다. 배구팀 창단 이래 단 한 번도 우승한 적이 없는 건 물론 4강에도 몇 번 오르지 못했던 홍익대 측이 흥분한 건 당연지사. 학교 뿐 아니라 대학배구 전체의 기대와 관심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그는 싫지 않은 기색이다. 스타는 자고로 조명을 많이 받을수록 힘이 나는 법이니까.


"운이 좋았어요. 우리 선수들이 감독님 새로 오셨다고 열심히 뛰더라고요, 하하. 그 덕분이죠."


부임 후 사흘 만에 치른 명지대전이 고비였다. 첫세트 이기고 두번째 세트를 내준 뒤 맞은 3세트서 내내 끌려가다 듀스를 만들었다. 포인트 하나 얻은 후 홍익대의 서브. 블로킹을 위해 교체해 들여보낸 선수가 기막힌 블로킹으로 세트포인트를 성공시켰다. 그리고 4세트서 완승.


"아우 다리에 힘이 쫙 풀리더라고요. 감독이 이런 거구나 처음 느꼈죠. 승리한 뒤 기분도 선수 때와는 완전히 달라요. 어떻게 다르냐고요? 이것 참.. 기분이 너~무 좋은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 하하."



◇신치용 감독 카리스마 배우고 싶다


감독 부임 후 곧바로 경기도 화성에 있는 배구단 숙소에 들어왔다. 호주에서 3년 가까이 유학했고 방송해설과 대표팀 트레이너까지 했으니, 지도자 목표를 향해 나름 탄탄한 준비를 했다고 자부했는데 뭐부터 풀어야할 지 난감했다.


"방에 들어와 컴퓨터 켜고 제가 가장 먼저 한 일이 뭔 줄 아세요. 15분동안 멍하니 앉아 있는 거요.(웃음) 머릿속에는 해야할 게 굉장히 많은데 뭐부터 손대야할 지 모르겠더라고요. 한참 넋놓고 앉아 있다가, 일단 훈련이 먼저니까 훈련스케줄 짜고 비디오분석 자료 프로팀에 요청하고 하면서 하나씩 풀어갔죠."


은퇴 후 다양한 경험은 그의 든든한 자산이 됐다. 호주 유학 시절의 퍼스널트레이너 경험은 웨이트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짜고 분석하는 능력을 키웠고 방송 해설을 하면서 공이 없는 곳에서의 선수들의 움직임을 간파하는 시야를 갖게 됐다.


10년간 스승으로 모신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그에게 변함없는 애정과 지지를 보냈다.


"가장 강조하신 건 어디에 가든지 예의바르게 행동하라는 거였죠. 그러면 주위 사람들이 다 도와주려고 하지 해하려고 하는 사람 없다고. 맞는 말씀이신 것같아요. 신치용 감독님에게 배운 게 정말 많아요. 절제된 생활 속에서 선수들이 훈련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지도력, 그리고 선수들이 코트에 나왔을 때 딴 생각 갖지 않고 운동에만, 공에만 전념할 수 있게 만드는 카리스마. 삼성화재 선수들이 다 개성도 강하고 튀려면 다 튈 수 있는 선수들이거든요. 그런데 감독님이 훈련장에 오시면 2시간 반동안 하나가 돼서 뭉쳐요. 그게 참 대단해요."


◇기본기 탄탄한 악바리 선수 만들겠다


사실 신진식 감독이 연승 행진 중이라는 건 그의 트위터를 보고 알게 됐다. 경희대전서 이긴 후 "2승했음다, 2승했음다"라고 올리자 배구 게시판이 들썩였다. 감독이 직접 자기 팀이 이겼다고 트위터에 올리다니, 좀 낯부끄럽지 않나. 신진식 감독은 정색한다. 듣고 보니 그 말에도 일리가 있다.


"아니, 우리 대학배구가 너무 알려지지 않은 거에요. 지금 대학배구 대회 중인 거 아셨어요? 우리 홍익대 선수들도 정말 멋있고 열심히 하는데 많은 분들이 모르시잖아요. 그래서 제가 홍보 좀 했죠.(웃음) 우리 홍익대 선수들도 좀 예뻐해 달라고."


그는 어떤 감독이 되고 싶을까. 그는 선수들에게 좋은 감독은 되고 싶지 않다고 한다. 선수들에게 좋은 감독이란, 몸이 편한 훈련, 마음이 편한 경기를 하는 감독이 아닐까. 그는 악바리 선수들을 만들겠다고 단언한다.


"선수들에게 좋은 감독 되고 싶지 않아요. 대신 기억에 남는 감독이 되고 싶어요. 우리 선수들에게도 말했어요. 내가 갖고 있는 실력, 너희들이 다 가져가라고. 배구만이 살 길이라고. 요즘 악바리 선수들이 없어서 안타까워요. 우리는 공 하나에 목숨걸 듯 덤볐는데..기본기 충실한 악바리 선수들 만들겁니다."





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 anju1015@
스포츠투데이 사진 박성기 기자 musict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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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범자 기자 anju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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