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3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가장 도드라진 장면은 박주영(AS모나코)의 선제골과 김영권(오미야)의 쐐기골이었다. 반면 경기 내내 눈길을 사로잡은 활약은 기성용(셀틱)의 몫이었다. 스코틀랜드 무대 진출 이후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만개한 기량이 유감없이 발휘된 한 판이었다.
기성용은 경기 내내 수비의 1차 저지선 역할을 충실이 수행했다. 민첩한 상황 판단으로 상대의 패스 줄기를 끊어냈고, 수차례 역습 위기에서는 정확한 태클로 공격을 저지했다. 적극적인 압박도 돋보였다. 차두리(셀틱)와 김영권(오미야)이 동시에 공격에 가담할 때는 스리백 위치로 내려와 적절히 커버 플레이까지 펼쳤다.
활약은 공격에서도 이어졌다. 전반전 앞선의 이용래(수원)-김정우(상주)가 기대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했음에도 한국이 미드필드를 장악할 수 있던 데는 기성용의 활약이 컸다. 중앙과 측면을 가리지 않는 폭넓은 활동량은 물론 날카로운 패스 공급도 눈에 띄었다.
특히 상대적으로 오른쪽보다 공격력이 약했던 왼쪽 측면으로 종종 올라서며 공격 루트를 다양화시켰다. 세트 피스 상황에선 전담 키커로 나서 날카로운 프리킥과 코너킥으로 세르비아 문전을 위협했다.
공수를 넘나드는 만점 활약. 덕분에 조광래 감독이 구상했던 4-1-4-1의 장점이 십분 발휘됐고, 중원은 철저히 한국의 차지였다. 후반들어 세르비아가 4-4-2로 변화를 준 뒤에는 더더욱 미드필드에서의 우세가 돋보였다. 결국 한국은 경기 내내 주도권을 내주지 않은 채 세르비아에 손쉬운 승리를 이끌어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오늘 기성용은 4-1-4-1에 최적화된 모습"이라며 호평했다. 더불어 "포백라인을 앞에서 잘 보호하며 전체적인 경기를 잘 조율했다. 상대 공격 시 패스를 끊어주는 역할도 탁월했다"고 지적했다. "온두라스전에 이어 또 한 번 사실상의 MVP"라며 극찬했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 역시 "오늘 대표팀은 4-1-4-1에 대한 이해도가 좋다"며 "중원에서 전방으로 패스가 나가는 속도는 조금 부족했지만, 기성용의 활약 덕분에 간격 유지와 수비 모두 준수했다"고 평가했다.
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 spree8@
스포츠투데이 정재훈 사진기자 roz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