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이재오 특임장관이 3일, 47년 전 한일회담에 반대하던 대학생들이 박정희 군사정권에 항거한 6.3항쟁의 기억을 언급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청와대에서 회동했다.
이 장관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은 1964년 6월3일 군이 계엄령을 내려 학생운동을 탄압한 그 날"이라며 "제 인생의 갈림길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1964년과 1965년에 일어났던 굴욕적인 한일회담 반대 학생운동으로 1965년 군이 대학을 점령하고 위수령을 내리고, 드디어 저는 대학에서 제적과 함께 수배가 돼었다"고 회고했다.
이 장관은 당시 시위 주동자로 중앙대학교에서 제적당했고, 이후 군에 강제 징집돼 3년 만에 만기 제대했다. 그 뒤에도 3선 개헌 등을 이유로 복교를 거부당했고, 민주화운동을 계속하면서 박정희 정권에서 3번 등 모두 5번 투옥돼 10년간 옥고를 치렀다.
이처럼 이 장관로서는 의미가 남다른 날이지만 정치권 안팎에선 이날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오찬 회동과 연관지어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과 이 장관은 6.3항쟁 당시 처음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대통령은 국회의사당앞 점거시위를 주도한 구국투쟁위 핵심 멤버로, 사태진압 뒤 체포돼 6개월간 복역한 바 있다.
때문에 이 장관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구원을 강조하며 박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저녁 청와대에서 6.3동지회 회원들을 초청해 만찬을 함께한다. 이 자리에는 이 장관과 김덕룡 대통령 국민통합특보 등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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