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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답]박재완 "반값 등록금, 연립 미분 방정식을 푸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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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문답]박재완 "반값 등록금, 연립 미분 방정식을 푸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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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차원의 동태적 최적화 목적함수를 푸는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 "연립 미분 방정식을 푸는 과정"


2일 취임 직후 만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화두인 대학 등록금 부담 완화(반값 등록금) 작업을 일컬어 이렇게 말했다. 학자 출신 장관 박재완 다운 어법이다.

박 장관은 "학부모 부담을 완화하고, 대학 경쟁력을 끌어올리면서 대학의 자구 노력을 극대화하고, 재정적으로도 지속 가능한 해법이 필요한 문제"라며 "이런 4가지 목적 함수를 풀 방안을 적어도 30년 정도의 시계에서 디자인해야 한다"고 했다.


다가올 대선과 총선을 의식한 인기영합주의(포퓰리즘)도 경계했다. 그는 "각 목표가 제약 조건으로 작용하는 상대성, 이원성을 지니고 있는데다 풀다보면 허수의 근이 나올 수도 있다"며 "당정이 함께 고민해 극단에 치우친 허근이 아니라 창의적인 실근을 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체감경기를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도 다졌다. 박 장관은 "금융위기 이후 밖에서는 교과서적으로 위기를 극복했다는 찬사를 받았지만, 지표 경제와 국민들의 체감 경제는 전혀 다르다"며 "지표 경제보다 체감 경제에 중점을 두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내수 활성화 주문과 레저·소비에 무거운 세금을 물리겠다는 박 장관의 구상이 부딪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여가보다 생산 활동을 촉진하는 관점에서, 부유층보다 저소득층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관점에서 나온 게 최적과세이론(Corllet & Hague Rule·콜렛-헤이그 규칙)"이라며 "이렇게 되면 생산성이 높아지고 내수를 살리는 선순환으로 갈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답했다.


다음은 박 장관과의 문답.


- 대통령의 내수 활성화 주문과 장관의 최적과세이론은 언뜻 상충하는 듯한데.


"수출은 호조를 보이는 반면 내수는 기대보다 미약하다. 그게 우리 경제가 안은 구조적인 문제다. 대통령도 그런 취지로 내수 활성화를 주문한 걸로 받아들였다.


내가 언급한 최적과세이론은 모든 경제 정책에 다 원용한다기 보다는 공공요금 인상과 관련해 창의적인 대안이 있느냐는 청문회 당시 질문에 예시적으로 제안한 것인데 언론이 너무 주목했다.


콜렛-헤이그 규칙은 1차적으로 여가보다는 생산 활동을 촉진하는 관점에서, 부유층보다 저소득층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관점에서 나온 것이다. 이게 내수를 위축시킨다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생산성이 높아지고 내수로 이어지는 선순환으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 올해 물가 전망치를 수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3% 수준 물가, 5% 내외 성장'이던 거시경제목표는 어떻게 바꿀 생각인가.


"여러 복잡한 요인들이 많다. 대외적으로도 여전히 불확실성이 있어 이달 말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내놓을 때 최대한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목표치를 내놓으려고 한다."


- 내수 활성화, 체감 경기 끌어올리기를 언급하며 수출과 내수의 불균형을 얘기했다. 수출을 돕는 고환율에 대한 비판을 어떻게 보나.


"그런 비판을 많이 접했다. 언론의 칼럼과 사설도 빠짐없이 읽는다.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도 듣는다. 어느 정도 생각은 가지고 있지만, 환율에 대해 재정부 장관이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건 금기다."


- 영리 의료법인 도입 등 서비스 산업 규제 완화는 전임 윤증현 장관이 마지막까지 아쉬운 부분으로 꼽았던 점이다. 타협을 이룰 복안이 있나.


"윤 장관이 5차례나 대책을 발표하고 역점을 뒀다. 전혀 성과가 없었다고 폄하할 수는 없다.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본다. 다만 국민들이 주목하는 핵심적인 부분에서 이해 집단의 반발을 아직까지 완전히 극복하지 못한 국면이다.


서비스 선진화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후임자로서 전임 장관과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 대신 추진 방법론에선 지금까지 잘 안돼 반성할 부분은 무엇이고, 새로 채택할 전략은 뭔지, 국민들에게 어떻게 설명할지 고민한 뒤 때가 되면 얘기하겠다. 내용의 실체적인 측면은 전임 장관과 같고 방법론은 재검토해 새 길이 있나 찾겠다."


- 취임사에서 '급격한 자본 유출입에 대비해 외환 부문의 건전성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지금까지의 조치들을 평가한다면? 좀 더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지.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외환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들을 해왔다. 올해 8월부터 단기 외채에 대한 외환건전성부담금(은행세)까지 물리면 1단계 작업은 마무리 된다. 그간의 조치로 단기 외채 증가 속도를 둔화시키는 성과가 있었다고 본다.


하지만 최근 다시 여러가지 측면의 불안 요인도 없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예의주시하고 있다. 추가 조치는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지만, 소규모 개방 경제의 취약성을 고려해 이 문제는 국가 안보의 개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만의 하나에 벌어질 수 있는 사태까지 고려해 착실하게 준비를 하겠다."


- 저축은행 사태를 어떻게 보고 있나. 관련해 가계부채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화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다면.


"저축은행 사태엔 여러 요소가 복합돼 있다. 설립 본연의 목적, 즉 서민금융보다 고위험·고수익 사업 등에 지나치게 탐닉한데다 부실이 나타났을 때 구조 조정 방편으로 인수·합병(M&A)이라는 값싼 구조조정을 했던데 대한 대가의 성격이 있다. 여기에 더해 이런 방식을 권한 당국의 규제 완화와 감독 소홀, 검사 비리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결과로 판단한다.


단 전체 저축은행의 부실자산 규모가 금융자산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 하지만 많은 서민들이 피해를 봤다. 금융위원회 등이 다양한 방안을 강구 중이고, 총리실도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려 금융감독 시스템에 대한 대안을 찾고 있다. 이런 결론 등을 봐가며 함께 힘을 합쳐 슬기롭게 극복해야 한다."


- 경제 체질 개선을 얘기하면서 '한계기업 구조조정'을 언급했다. 염두에 둔 게 있나.


"대체로 짐작하는 부문이 있지 않나.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 정상적이지 않은 상태로 연명하게 된 기업들이 있다. 경제 전환기, 산업 구조가 고도화되는 가운데도 제대로 적응 못한 한계기업들이 있다. 이런 기업들이 구조조정 돼야 한다는 원론적인 취지의 발언으로 특정 부문을 딱히 염두에 둔 건 아니다."


- 취임사에서 고용 부문을 많이 강조했다. 예산이나 세제에 어떻게 담을 생각인가.


"고용부 장관이 답변해야 할 사안이다. 중장기적으로 일자리를 늘리는 노력, 특히 청년층의 일자리 부조화(미스매치)를 줄이는 여러 갈래의 노력이 필요하다. 직업 능력을 높이기 위한 투자도 필요하다. 대학 교육을 실사구시로 만들고 산업계가 원하는 인력을 키우는 등 인적자원을 강화하는 노력도 있어야 한다.


더불어 임금과 고용 형태, 근로 시간 등 제도적인 부문에서 과도한 규제, 불합리한 설정도 완화되고 선진화돼야 한다. 비정규직 등은 보호 수준이 강화돼야 한다. 요약하면 넘치는 건 자르고 모자란 건 채우는 방향으로 가는 게 좋겠다. 정규직 관련 제도는 넘치고, 비정규직 제도는 모자라지 않나 싶다."


- 전임 장관과 차별화 할만한 점이 있다면.


"윤증현 장관은 거의 모든 면에서 만점이었다. 다만 세계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재정지출을 확대하고 정부 부채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었다. 나는 재정건전성을 변화된 상황에 맞게 높일 생각이다. 아픔이 있고, 욕을 먹더라도 균형재정을 달성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생각이 달라서가 아니라 처한 상황이 달라 외견상 전임 장관과 가는 길이 달리 비칠 수 있다."


- 성장의 과실을 공유할 시스템 정비를 얘기했다. 논란이 많은 '이익공유제'와 어떻게 연결해 해석할 수 있을까.


"취임사에서 언급한 '높은 길'과 '낮은 길' 사이에서 행간을 읽어달라.(박 장관이 언급한 '하이로드 접근법(High road)'은 적발과 처벌보다 윤리와 자율에 맡기는 규제 방식이다.)


- 동반성장에서 일감 몰아주기 등에는 진전이 없는 것 같다.


"당근과 채찍의 관점에서 동반성장을 잘 하는 기업엔 인센티브를, 반대로 가는 기업엔 불이익을 주고 제재하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다."


- 후속 인사에 관심이 높은데, 인사 원칙이 있나.


"뜨거운 가슴이 차가운 머리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둘이 조화될 수 있으면 좋은데 둘 다 갖출 수 없다면 공직자에겐 전자가 더 중요하다. 일하는 자세가 가진 지식보다 중요하다. 다른 사람과의 친화력보다 얼마나 진정성을 가지고 치열하게 국민들을 사랑하며 무사애민(無私愛民)의 자세로 일하는지를 보겠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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