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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사랑>│연애 못하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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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최고의 사랑>은 사랑스럽다. 홍정은, 홍미란 작가는 연예계라는 흥미로운 판 위에 세상에서 제일 멋진 앞모습과 제일 찌질한 뒷모습을 가진 남자와 세상에서 가장 성실하지만 가장 억울한 여자를 불러왔다. 이들이 특유의 재치, 디테일한 설정과 묘사로 구축한 캐릭터는 차승원과 공효진이라는 탁월한 배우들과 만나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최고의 사랑>은 그저 세상만사 시름을 다 잊을 수 있게 달콤하기만 한 솜사탕이 아니라, 사랑 앞에서 한번쯤은 주저하고 비굴했던 적 있는 모든 어른들을 위로하는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같은 드라마다. 이 사랑스러운 드라마에 본방 사수는 물론 재방송에 다운로드까지 보고 또 본 애청자들을 대신해 <10 아시아>가 연서를 띄운다. 깨알 같은 재미와 쓸데없는 고퀄리티로 무장한 이 연서의 이름은 ‘독고zine’이다.


<최고의 사랑>│연애 못하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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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최고의 사랑>은 홍정은, 홍미란 작가의 전작 SBS <미남이시네요>처럼 연예계가 배경이다. 하지만 <미남이시네요>와 <최고의 사랑>은 아이와 어른들, 또는 ‘반짝반짝 빛나는’과 ‘찌질찌질 질척이는’ 사랑으로 비교해도 좋을 만큼 다르다. <미남이시네요>가 그러하듯 <최고의 사랑>도 걸그룹 출신 ‘생계형 연예인’ 구애정(공효진)과 톱스타 독고진(차승원)을 중심으로 판타지와 현실이 공존하는 연예계에서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러나 <최고의 사랑>은 <미남이시네요>보다 훨씬 현실적이다.


“그냥 일반 직장 생활 한 10년 정도 했으면 입사 초에 동료랑 다툰 거나 사내 연애 한 번 한 거 갖고 아직까지 이렇게 씹히고 그러진 않았겠지?” 구애정은 자신과 걸그룹 국보소녀에 있었던 제니(이희진)에게 한탄한다. 데뷔 10주년이 됐지만, 스캔들 때문에 전 국민의 ‘비호감’이 돼 연예계에 겨우 붙어있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마치 사방이 통유리로 공개된 것 같은 연예계는 남에게 보이는 세계와 내가 살아가는 세계가 분리되지 않는다. 독고진은 국보소녀 출신의 톱스타 강세리(유인나)와 연인 관계일 때는 10억짜리 CF가 들어오지만, 만약 구애정과 사귀기라도 하면 ‘급’이 하락하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 굳이 억지로 직장에 사랑을 끌고 들어오지 않아도 연예계는 일과 사랑, 사랑과 일이 분리될 수 없다. 연예인끼리의 연애는 그 자체만으로도 당사자의 인생이 걸린 문제가 되기도 하고, 대중의 입장에서는 스릴 있고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될 수 있다. 홍자매는 아이돌을 하는 ‘아이들’의 판타지 같았던 사랑을 그린 <미남이시네요>를 지나 <최고의 사랑>에서 어른들에게 묻는다. 나에게는 ‘최고의 사랑’이지만 타인에게는 ‘찌질한 연애’가 될 때, 당신은 그 사랑을 당당하게 선택할 수 있는가.

어른들은 진짜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최고의 사랑>│연애 못하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 연예계에서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겪은 애정은 두 남자의 마음 앞에서도 망설일 수밖에 없다.


구애정이 잘 나가던 아이돌 출신의 10년 후를 보여준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미남이시네요>의 아이들은 아직은 그들만의 세계 안에서 살 수 있었다. 함께 사는 숙소가 있었고, 소속사는 그들을 철저히 보호 또는 감시하려 한다. 하지만 아이돌의 생활이 끝난 뒤, 완전히 혼자 힘으로 세상을 헤쳐나가야 하는 구애정 같은 어른들은 다르다. 오랜 연예계 생활은 보이는 것과 실제 삶의 경계를 희미하게 만들었고, 10년간 겪은 온갖 사건 사고들은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게 했다. 이 생활을 아는 어른이 사랑하며 살아가는 방식은 아이돌과도, 연예계 바깥의 사람과도 다르다. 이미 1년 전 깨진 연인들이 CF 계약을 위해 식사하는 모습을 일부러 파파라치에 찍히고, 독고진이 소속된 매니지먼트사 대표는 늘 독고진의 이미지에 대해 걱정한다. 진짜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한다 말하지 못하고,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는 다정한 포즈를 취해야 하는 세계. 이곳에서 진실한 사랑이 가능한 걸까.


그래서 홍자매는 연예계에 살고 있는 그들이 또는 나와 세상, 일과 사랑 사이에서 고민하는 어른들에게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구애정과 ‘급’이 다른 독고진도, 아예 다른 세계에서 살고 있다 <커플메이킹>에 출연하며 구애정과 알게 된 잘 나가는 한의사 윤필주(윤계상)도 구애정에게 다가서려면 자기 앞에 놓인 담을 넘을 용기가 필요하다. 두 남자의 꿈 같은 구애를 받는 구애정도 마음 편히 둘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저울질하지는 못한다.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는 가장인 구애정에게는 사랑 자체가 사치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해맑게 웃던 소녀는 롤러코스터 같은 10년을 겪어낸 뒤, 꿈 같은 사랑 고백 앞에서 “꿈꾸면서 설레고 싶지 않아요”라고 대답하는 서른 한 살의 여자가 되었다. “두 눈 번쩍 뜨고 아주 열심히 살아야”하는 애정은 사랑에 있어서도 “그래, 여기까진 와 볼 수 있지. 여기까진 괜찮아”라며 스스로 한계를 정해 놓았다.


가장 비현실적인 세계에서 가장 현실적인 연애를 말하다


<최고의 사랑>│연애 못하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 용기는 필요하다. 그들이 솔직하게 사랑하고, 제대로 살려면 위선의 가면을 벗고 자신을 보호해 준 세계에서 한 발 내딛어야 하기 때문이다. 독고진은 “너무 쪽 팔려서 눈 코 입이 다 사라질 것 같지만” 애정에게 마음을 고백, 아니 자백했다. 그 때부터 그는 한 번도 생각한 적 없던 자신의 “못 돼 쳐 먹은 성격”을 고민한다. 타인과의 관계에 관해 거의 무관심에 가까웠던 윤필주는 구애정을 만난 뒤 예능인이 되어 상처 입은 그의 마음을 치료해주고, 더 나아가 그녀를 상처만 입히는 이쪽 세계에서 데리고 나가고 싶다고 고백한다. 어른이 되어도 그들은 인생 속에서 성장하고, 성장은 타인과의 관계에 손 내미는 용기로부터 시작된다.


구애정과 이상하게 자주 만나면서 일이 꼬이던 독고진은 그에게 “앞으로 나 봐도 아는 척 하지 말고 어디 가서 내 얘기 떠들지도 말고 나랑 친한 척도 하지마”라고 소리 지른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차에서 내려 택시를 기다리는 구애정을 다시 태울지 망설인다. 구애정에게 마음을 고백한 뒤에는 영화관 앞 인파 속에서 모자도 선그라스도 쓰지 않은 채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비록 기부천사를 연기하기는 했지만 기자들 앞에서 그녀와 나란히 섰다. 윤필주도 <커플 메이킹>에서 공개적으로 구애정에게 장미를 ‘몰빵’하고, 망설이는 구애정을 위해 방송을 통해 연애할 것을 제안한다. 현실에 갇혀 있던 남자들이 용기를 내 구애정에게 한 발 더 다가서자, 심장을 ‘두근두근’ 뛰게 하는 ‘최고의 사랑’이 찾아왔다. 현실을 딛고 도전하는 이 사랑이야말로 두려운 현실을 살아가는 어른들을 위한 판타지 아닐까. 이제 남은 이는 구애정이다. 첫사랑이 짝사랑인 탓에 이 수치스러운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었던 독고진이 자신의 감정이 ‘최면’이라고 오해하고 있는 동안, 애써 눈 감고 피해 온 자신의 감정을 드디어 인정한 구애정은 어떤 용기를 내어 보일까. 가장 비현실적인 세계를 무대로 가장 현실적인 연애의 고민을 보여주는 <최고의 사랑>의 남은 절반의 이야기에 여전히 설레는 건, 우리 역시 사랑 앞에 때로 찌질하고 비겁하고 구차했던, 그래서 다른 무엇보다 용기가 절실히 필요했던 어른이기 때문이다.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김희주 기자 fifteen@
10 아시아 편집. 이지혜 seve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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