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정재우 기자, 천우진 기자] 저축은행 인수전에 한국금융지주, 키움증권, 대신증권 등이 뛰어들면서 인수 참여 배경이 관심이다. 영업망 확충, 수익원 다각화 뿐 아니라 이번 저축은행 인수가 각 사의 경영 현황과 맞물려 성장의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31일 예금보험공사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날 ▲중앙부산+부산2+도민 ▲전주+부산 ▲대전+보해 등 3개 패키지로 나눈 7개 저축은행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한 결과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금융지주사 3 곳 외에 한국금융지주, 키움증권, 대신증권 등 총 6 곳이 LOI를 제출했다. 중앙부산 패키지와 전주·부산 패키지에 참여자들이 몰렸으며, 대전·보해 패키지에는 LOI를 제출한 곳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저축은행 인수 참여자들의 공통분모는 영업망 확충 및 수익원 다각화다. 여타 금융 사업모델에 비해 투자수익율(ROI)이 높은 저축은행을 인수함으로써, 일부 계열사 및 사업부문에 집중된 수익구조를 개선하겠다는 판단도 깔려있다.
인수전에 마지막으로 뛰어든 금융지주사인 한국금융지주는 이미 지분율 100%의 한국투자저축은행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금융지주 측은 "LOI를 제출한 것은 맞지만 대상이나 투자 목적 등에 대해 밝힐 단계는 아니다"라며 말을 아끼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저축은행 사업부문을 키우고 시장점유율을 확고히 해 나가겠다는 의지로 풀이하고 있다.
특히 최근 한국저축은행의 지주사 수익 기여도는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해(4∼10월)를 기준으로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지주사의 전체 수익의 6.78%(124억원)을 차지해 전 분기 (4.84%) 대비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앙부산 패키지에 LOI를 제출한 키움증권의 경우 저축은행 창구를 통한 주식담보대출 서비스 확대 등 수익구조 다각화를 노리고 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서울이 본점인 유일한 피인수 대상이 중앙부산 패키지였다"면서 "저축은행 지점을 통한 자산관리 영업망 확대, 저축은행 창구를 통한 신용부문 연계서비스의 확대 등이 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하는 배경"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온라인 브로커리지 강자인 키움증권이 이번 인수에 성공한다면 주식담보대출 서비스를 또 다른 성장 동력으로 삼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브로커리지 영업 부진으로 지난분기 실적 악화를 경험한 대신증권 역시 이번 저축은행 인수를 사업다각화 기회로 보고 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계열사에 수신기능을 할 수 있는 곳이 없어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 고려해오던 사업모델"이라면서 "다만 향후 기업실사를 통해 해당 저축은행의 부실규모가 크거나 사업성이 미미하다고 판단될 경우 인수의향을 철회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LOI를 제출한 인수 희망자들은 피인수 대상 실사를 한 후 입찰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예정이다.
김현정 기자 alphag@
정재우 기자 jjw@
천우진 기자 endorphin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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