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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CEO 차석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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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CEO 차석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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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원들과의 점심은 거의 없다. 임원들과 회식자리는 1년에 끽해야 2~3번에 불과하다. 골프도 치지 않을 뿐 아니라 칠 생각도 하지 않는다. 회사에 오너 일가는 단 한명도 없다.


# 창사 이래 처음 분기 영업이익 1000억원을 돌파했다. 매출액은 23분기 연속 성장, 영업이익은 25분기 연속 성장했다. 30여년간 부동의 1위 제품을 꺾었다.

대한민국 재계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실적' '내 사람' '오너관련'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사항이다. 이 3가지 사항이 황금의 삼각편대를 이뤄야 자리보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어느 한 가지라도 어긋나면 경영은 삐걱거리게 마련이다. 그런데 황금의 삼각 분할을 아랑곳하지 않는 CEO가 있다. 바로 LG생활건강의 차석용 사장.


LG생활건강 직원들은 차 사장에 대해 한마디로 "아주 독특하다"고 입을 모은다. 차 사장은 1953년생으로 경기고를 나와 미국 뉴욕주립대 회계학과를 졸업했으며, 미국 공인회계사 자격을 취득했다. 코넬대 경영대학원에서 석사(MBA)를 하고 인디애나대학 로스쿨에서 수학했으며, 1985년 미국 P&G에 입사했다. 이후 한국P&G 사장과 해태제과 사장을 거쳐 지난 2005년 LG생활건강 사장에 취임했다. 당시 주가는 5만원대였지만 현재 46만원 이상으로 상승했다. 그의 성적표는 주가만으로도 압축된다. 실적은 CEO에게 있어 지고지순한 가치다. 실적관련은 잠시 뒤로하자.

차석용 따라잡기에서 필자는 '내 사람'에 시선을 꽂는다. 결론적으로 차석용에게는 '한국병'이 없다. 실력보다는 연이라는 날줄과 줄이라는 씨줄로 촘촘히 엮어져 수면 아래서 내홍을 빚는 수많은 국내기업은 한국병에 곪아 있다. CEO와 한 임원이 귀로 속닥거린다. 그 모습을 본 또 다른 임원은 내용 파악에 분주하다. 결국 자기 사람을 시켜 무슨 얘기를 했는지를 캐묻는다. 이 직원은 본의 아니게 줄을 서게 된다. CEO가 한 임원과 저녁을 먹었다. 다른 임원은 내 차례는 언제 올지 노심초사한다. 지난번 임원과는 3차까지 했는데 본인과는 1차에 끝났다. 집에 가서 내가 눈 밖에 난 게 아닌가 초조해 한다. 다음 임원과의 저녁자리가 어떤지 사태 파악에 분주해진다.


CEO도 마찬가지다. 한 임원과 골프를 쳤는데 오해가 있을까 우려해 울며 겨자먹기로 다른 임원과 운동 날짜를 잡는다. 그렇지 않으면 아예 내 사람만 대놓고 데리고 다닌다. 다른 임원이 편견을 갖는 것을 불사할 수밖에 없다. 결국 기업이 존재의 이유인 고객보다는 내부 사항에 많은 에너지를 쏟는 게 현실이다. 소비자 선호도는 뒷전이고 CEO 선호도가 최우선 가치로 자리매김한다. 소비자트렌드의 변화를 감지하는 능력은 떨어지고 자꾸 눈길이 내부로 향한다. 결국 이 기업은 쇠락의 길을 걷게 마련이다. 오너눈치를 보는 것도 국내 기업의 한계다. 오너의 비위 맞추기가 고객보다 우선이다. 우리 사회에서 오너에게 "No"라 하면 바로 퇴출의 길로 들어서는 게 부지기수기 때문이다.


차 사장은 철두철미 눈과 가슴을 밖으로 향한다. 그 밖에는 바로 소비자가 있다. 차 사장은 "문제를 즉각 고치는 데에는 1의 비용이 들지만 책임소재나 문책 등을 이유로 숨기다가 나중에 알게 처리할 때는 10의 비용이, 은폐돼 오던 문제가 외부에 공개되면 처리하는 데 100의 비용이 들게 된다"고 강조한다. 이는 기업의 위기는 외부가 아닌 내부로부터 오며, 투명한 일처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언급한 것이다. 그는 항상 내부를 경계한다. 하지만 내부에 대한 애정 또한 남다르다.


LG생활건강의 모토는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고 생각이 자라는 소비자 마케팅회사'이다. 정시 퇴근과 격의 없는 대화, 회의문화 정착 등이 그의 작품이다. 차사장발(發) '시선을 밖으로'에서 LG생활건강이 32년간 1위를 지킨 피존의 아성을 허물고 25분기 연속 영업이익 성장이라는 열매를 맺은 것이다.






김영무 부국장 겸 산업부장 ymooki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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