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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협회 총회에 정유사 CEO 총출동··분위기는 '서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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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협회장 박종웅 전 한나라당 의원 '적절성' 논란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대한석유협회 정기총회가 열린 25일 정유4사 최고경영자(CEO)가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지만, 분위기는 서먹했다.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원적지 관리 담합'에 대한 대규모 과징금 폭탄을 눈 앞에 둔 데다, 이번 공정위 조사가 한 업체의 보복성 리니언시(자진신고자 감면제)에 따라 이뤄짐에 의해 불편한 자리일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또 신임협회장에 선출된 박종웅 전 한나라당 의원에 대한 적절성 여부가 도마에 오르면서 서먹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날 참석한 정유4사 CEO는 기자들의 연이은 질문에 다들 말을 아꼈다. 행사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GS칼텍스 허진수 사장은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에 대한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발표가 난 뒤 입장을 밝히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았다.

현대오일뱅크, SK에너지 사장 역시 "공정위에서 어떤 내용이 나오느냐가 중요하다"며 "나오는 내용을 검토한 뒤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번 공정위 조사가 지난번 리니언시를 활용한 SK에 대한 또 다른 업체의 보복성 조치가 발단이 된 것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일부 사장은 "발표가 나보면 자연스레 알지 않겠냐"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이미 갈등의 골이 깊어질대로 깊어진 정유4사의 관계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현대오일뱅크 권오갑 사장은 "오랜만에 만났으니 오히려 앞으로 더 화합해야 하지 않을까"라며 "정부정책에 협조도 해야하고..."고 말했다.


신임협회장에 선출된 박종웅 전 한나라당 의원에 대한 의견 역시 미묘한 시각차를 보였다.


협회 관계자는 "신임협회장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정치권에서 오랜 경력을 쌓아 인적 네트워크가 많다"며 "협회가 정부와 협력할 일이 많은 만큼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익명을 요구한 업체 관계자는 "과거부터 (협회장 선출은) 업계보다 정부 입김이 좌지우지했다"며 "업계의 입을 대신할 자리에 정부 인사가 있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라고 꼬집었다.


물가안정에 혈안이 된 정부가 정유4사에 암묵적으로 가격인하를 강요해 온 데 대한 아쉬움도 간접적으로 나타냈다. 참석한 사장들은 업계를 통한 가격인하 정책 외에 국가 차원에서 에너지를 절약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등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역설했다.


박봉균 SK에너지 사장은 "고유가 시대는 절약을 통해 이겨내야 한다"고 언급했다.


권 사장은 "기름값이 오르면 국민들이 걱정, 내리면 기업의 손해가 걱정되는데 기름값이 내리면 일단 회사는 손해"라며 "무엇보다 에너지를 절약하고 모든 것을 줄여나가는 것이 국가적으로 급선무인 것 같다"고 말했다.


허 사장도 "휘발유 값 때문에 논란이 많은데 습관적으로 기름을 덜 쓰는 방향으로 움직여야하지 않겠냐"며 "정부도 공부를 많이 해달라"고 주문했다.


기름값 논란이 한창이던 지난 2월 "국내 기름값은 감내할 수준"이라고 소신발언에 나섰다 정부에 '괘씸죄'로 찍혀 연임이 불발된 오강현 석유협회장도 아쉬운 속내를 밝혔다.


오 협회장은 "그동안 정유업계가 국민경제와 유가안정, 에너지 안보 등에 많은 기여를 했지만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라며 "정유사들이 에너지 절약과 효율 향상에 기여한 만큼 정부와 소비자로부터 제대로 평가받는 방향으로 가야된다"고 강조했다.




서소정 기자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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